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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파이어볼러 김진욱의 꿈, "이대호 선배님과 대결"

중앙일보

입력

 한화 신인 투수 김진욱. 대전=양광삼 기자

한화 신인 투수 김진욱. 대전=양광삼 기자

"이대호 선배님과 맞붙고 싶습니다." 새로운 독수리 군단의 파이어볼러 김진욱(18)이 꿈만 같은 1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내친 김에 KBO리그 간판타자 이대호(36·롯데)와 대결하고 싶은 소망도 드러냈다.

프로야구 한화는 지난 20일 대전 넥센전에서 1-6으로 졌다. 하지만 이날 한화 팬들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18살 짜리 신인 투수의 호쾌한 투구 때문이었다. 우완 김진욱은 1-6으로 뒤진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공 11개로 탈삼진 1개 포함해 삼자범퇴로 막았다. 슬러거 마이클 초이스를 공 1개로 3루 땅볼 처리한 김진욱은 김민성을 상대로는 최고시속 147㎞ 강속구에 낙폭 큰 커브를 섞어 삼진을 잡아냈다. 특히 전광판에는 151㎞까지 나올 정도로 빠른 공이 돋보였다. 한용덕 감독은 "생각보다 많이 좋았다. 주자가 있을 때 어떤 투구를 할지 봐야겠지만 커브 각도 크고 괜찮다. 우리 팀은 이런 젊은 투수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만족스러워했다.

20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김진욱은 "17일 익산 퓨처스(KT전) 뒤 1군행을 통보받았다. 너무 설렜다. 신인다운 패기로 던지자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사실 어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선배님들도 잘 던졌다고 칭찬해주셨다"고 기뻐했다. 김진욱은 2군에서 정민태 투수코치와 함께 스리쿼터에 가까웠던 팔 각도를 올렸다. 그러자 구속이 올라갔고, 1군에 올 수 있는 기회까지 생겼다. 김진욱은 "정민태 코치님 덕분이다. 2군에선 딱 한 번 150㎞가 나왔는데 전광판에 151㎞까지 나와 놀랐다"고 했다.

김진욱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94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끝에서 7번째. 자칫 프로 무대를 밟지 못할 뻔 했다. 하지만 입단하자마자 가능성을 인정받아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됐다. 비록 개막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지만 개막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1군에 올라와 꿈같은 데뷔전까지 치렀다. 김진욱은 "사실 프로에 갈 실력이 아니란 생각을 했는데 뽑혀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캠프 명단이 나왔을 때 사실 잔류군부터 봤다. 내 이름이 없길래 2군을 봤는데 거기도 없었다. '설마'란 마음으로 봤는데 1군에 있었다. 정말 기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롯데 이대호. 잠실=양광삼 기자

롯데 이대호. 잠실=양광삼 기자

올시즌 프로야구에선 고졸신인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강백호(KT), 양창섭(삼성), 곽빈(두산), 한동희(롯데) 등이 입단하자마자 1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화 역시 좌완 박주홍과 내야수 정은원이 1군에 등록됐다. 김진욱은 "동기들, 특히 친구 주홍이가 1군에서 던지는 걸 보니 부럽기도 했고, 나도 얼른 1군에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빨리 올라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부족한 걸 찾아서 물어보고 배워 빨리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욱은 프로에 오기 전 이용규와 상대하고 싶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는 한화에 지명돼 이용규와는 맞붙을 수 없게 됐다. 김진욱은 "지금은 이대호 선배님과 한 번 대결해보고 싶다. 한 번 실수를 하면 큰 걸 때릴 수 있는 타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한화는 27~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3연전을 치른다. 김진욱이 또다시 한 두 번의 등판에서 호투를 펼친다면 이대호와의 대결도 성사된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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