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의선 사장 소환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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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4일 윈앤윈21.윈앤윈21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문화창투.씨앤씨캐피탈.큐캐피탈홀딩스 등 구조조정 전문회사(CRC) 5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들 회사는 현대차가 본텍(옛 기아전자), 위아(옛 기아중공업) 등 계열사를 헐값에 사들이는 데 관여했다.

채동욱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이들 회사는 김재록(46.구속)씨와 현대차 비자금 모두에 관련돼 있다"며 "넓은 의미에서 현대차의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회사들"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현대차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출국금지하고 조만간 소환조사키로 했다. 채 기획관은 "수사상 필요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검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999년 기아차를 인수한 뒤 수백억원의 빚을 진 본텍.위아 등 부품업체를 윈앤윈21 등 CRC에 매각, 은행들로부터 빚 탕감을 받도록 한 뒤 헐값에 되샀다. 탕감받은 돈은 500억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와 김재록씨가 공모해 부실 계열사의 채무를 덜어낸 뒤 현대차가 이를 재인수하는 편법을 썼다는 것이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압수수색한 5개 회사는 정 기아차 사장의 경영권 승계 자금을 마련하는 데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가 옛 기아차의 부실 계열사를 재인수하는 과정에 정.관계 로비와 비자금을 동원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김씨가 관련 기관에 로비하면서 현대차 비자금을 사용했는지, 부실 계열사들이 인수된 뒤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이를 위해 이들 CRC의 일부 임직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 현대차 비자금과 관련한 의혹을 캐고 있다. 검찰은 CRC 임직원에 대해 금명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김종문.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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