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 만난 사람은 로펌 변호사 … “청와대 연락 받고 40분 면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인터넷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49·필명 드루킹)씨가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변호사는 “김씨와 사전에 상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2009년 경공모 통해 드루킹 알게돼 #추천 뜬금없다 생각, 상의한 적 없어”

국내 대형 로펌에 근무하고 있는 A변호사(61)는 17일 소속 로펌을 통해 입장문을 냈다.

그는 “2017년 말 김씨가 저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다소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미리 저와 상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일본에서 유학했고 일본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만일 저를 추천했다면 이는 저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4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일본 와세다대에서 석사학위를 딴 ‘일본통’이다.

A변호사는 인사 청탁 과정에 대해 “올해 3월 말 청와대 민정비서관이라는 분으로부터 ‘인사 추천이 있으니 만나자’는 연락이 와 면담했다”면서 “약 40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오사카 총영사 추천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일본과 관련한 일반적 이야기를 나눈 것이 전부”라고 했다. 또 “별도로 총영사 직위를 위한 인사 검증에 동의하거나 자료를 제출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와는 김씨가 운영하던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통해 알게 됐다고 한다.

관련기사

A변호사는 “김씨와 2009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로 경공모 취지에 공감해 회원으로 활동하며 강연·모임 등에 참석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경공모 활동은 19대 대선 전에 그만뒀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김씨가 운영한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는 별도 ‘고문변호사실’(20㎡)까지 갖춘 것으로 확인돼 궁금증을 낳고 있다. 2010년 문을 연 이후 단 한 권의 책도 출판하지 않은 출판사가 별도 고문변호사실까지 놓고 운영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A변호사를 중심으로 3명의 법률조언 그룹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건물 내 고문변호사실이 김씨의 법률조언 그룹이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법률조언 그룹 중 또 다른 변호사 B씨는 현재 ‘드루킹’ 김씨의 변호인을 맡고 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