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삼성 반도체공장 작업환경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 포함”

산업부가 17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판정했다. [중앙포토]

산업통상자원부가 17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판정했다.

중앙행심위, ‘삼성전자 작업환경보고서’도 공개보류

작업환경보고서를 통째로 제3자에 공개하면 중요한 영업비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가 공개되면 영업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며 우려하던 삼성전자는 이날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공개 보류 결정과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핵심기술 인정 결정이 나오자 별도의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행심위의 결정은 행정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공개를 보류한 것이고, 국가핵심기술 인정은 그 자체로 보고서의 공개를 막는 것은 아니어서 영향이 제한적이다.

산업부는 이날 오후 산업기술보호위원회 반도체전문위원회를 열어 삼성전자 화성ㆍ평택ㆍ기흥ㆍ온양 반도체 공장 작업환경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는지 심의했다.

산업부는 회의 직후 보도자료에서 “2009~2017년도 화성, 평택, 기흥, 온양 사업장 작업환경측정보고서 일부 내용이 국가핵심기술인 30나노 이하 D램, 낸드플래시, AP 공정, 조립기술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명, 공정레이아웃, 화학물질(상품명), 월 사용량 등으로부터 핵심기술을 유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삼성이 당초 신청한 2007~2008년 보고서는 30나노 이상 기술과 관련돼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산업부가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다고 확인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 판정 결과를 법원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게양대에서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는 일부 산업재해 피해자 등이 고용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제기하자 공개를 막기 위해 법원에 행정소송을 내고 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제기한 상태다.

행심위는 삼성전자의 화성ㆍ평택ㆍ기흥ㆍ온양 반도체 공장과 구미 휴대전화공장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 정보공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공장에 이어, 삼성전자의 작업환경보고서 공개도 보류됐다.

국가핵심기술이라고 해서 정보공개를 하지 못한다는 법규는 없다. 그러나 작업환경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다는 판정이 나올 경우 법원과 행심위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