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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꼴찌' KT의 단독 2위 등극, 반짝 돌풍이 아닌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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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는 김진욱 감독 [일간스포츠]

환하게 웃는 김진욱 감독 [일간스포츠]

프로야구 KT 위즈의 시즌 초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16경기를 치른 현재 10승 6패로 단독 2위다. 1위 두산(12승 3패)과 승차는 2.5경기다. KT는 시범경기에서도 1위에 올랐다. 지금 시점까지만 보면 지난해와 똑같은 진행 양상이다. KT는 지난해에도 시범경기 1위에 첫 16경기 10승 6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KT는 초반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10승 도달을 기점으로 무너졌다. 연패가 반복됐다. 나머지 128경기에서 KT는 40승 88패(승률 0.313)를 기록했다. 2015년 1군 무대에 진입한 이후 3년 연속 꼴찌를 경험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떨어질 수도, 치고 올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막강한 공격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팀 타율(0.302), 팀 홈런(33개)에서 10개 구단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고 팀 타율 3할이 넘는다. 지난해 팀 홈런 역대 신기록 세운 SK(234개)보다 팀 홈런이 4개 더 많다. 팀 득점(111점), 득점권 타율(0.317), 팀 OPS(0.889) 등 공격 대부분 지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윤석민과 김진욱 감독 [일간스포츠]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윤석민과 김진욱 감독 [일간스포츠]

김진욱 KT 감독은 시즌 초반 여러 선수들을 기용하며 라인업 변화를 많이 주고 있다. 하지만 강백호-로하스-황재균-윤석민-유한준-박경수로 이어지는 2~7번은 사실상 고정적이다. 이 6명이 팀 홈런의 73%인 24개를 합작했다. 8번 타자 이해창은 타율 0.355, 4홈런·13타점을 기록 중이다. 주로 1번과 9번 타자에 포진하는 정현(타율 0.300)-심우준(0.323)-오태곤(0.268)의 타격도 매섭다. 쉬어갈 곳 없는 강타선을 구축했다. 박기혁, 장성우, 이진영, 홍현빈 등 백업진도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탄탄해졌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장타가 크게 증가했다. KT는 지난 시즌 팀 홈런 9위(119개)였다. 가장 넓은 서울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LG(110개)보다 고작 9개를 더 쳤다. 지난해 KT에 부임한 김진욱 감독은 선수들에게 ‘타구 발사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사각' 이론을 적용한 KT는 지난해 조정 과정을 거치더니 올 시즌 효과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올 시즌 KT 메인 타격코치로 올라선 채종범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강한 타구를 칠 수 있도록 타깃을 설정하고 그곳에 타구를 보내는 훈련을 반복했다. 발사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1일 오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위즈 대 NC 다이노스 경기 4회말 KT 선발투수 니퍼트가 역투하고 있다. 2018.4.11/뉴스1

1일 오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위즈 대 NC 다이노스 경기 4회말 KT 선발투수 니퍼트가 역투하고 있다. 2018.4.11/뉴스1

김진욱 감독은 "올 시즌 앞두고 넥센에서 영입한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의 효과가 분명히 있다. 몸을 만들고 휴식을 취하며 집중력을 키운 것이 (장타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라며 "무엇보다 윤석민, 황재균, 강백호 등 장타자가 가세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KT의 팀 평균자책점은 5.12로 6위다. 선발진이 아직 완벽히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4선발로 낙점된 주권(평균자책점 19.29)이 부진했고, 에이스 역할을 해줄 더스틴 니퍼트가 지난 11일(창원 NC전)에야 시즌 첫 등판을 했다. 하지만 니퍼트가 복귀한 이상 더 나이질 가능성이 높다. 기대가 크지 않았던 4~5선발 금민철(2승, 평균자책점 3.00)-박세진(1승, 2.45)이 잘 던져주고 있다. KT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17로 1위다. 뒷문 걱정은 크지 않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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