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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미 태평양사령관에 필 데이비슨 제독 임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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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데이비슨 신임 태평양사령관. [사진 미 해군]

필 데이비슨 신임 태평양사령관. [사진 미 해군]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필 데이비슨 함대전력사령관(해군 대장)을 태평양사령관으로 임명했다고 미 국방부가 10일(현지시간) 밝혔다.

태평양사령관은 한반도를 비롯해 태평양, 호주ㆍ뉴질랜드, 아시아, 인도에 이르는 지역을 맡고 있다. 지구 표면의 52%에 해당하는 2억6000만㎦ 면적이 태평양사령부의 책임구역이다. 주한 미군 사령관도 태평양사령관 밑에 있다. 그에겐 유사시 한국에 증원전력을 보내는 임무도 있다. 해리 해리스 현 태평양 사령관은 주호주 미국 대사로 지명된 상태다.

데이비슨 신임 사령관은 호위함ㆍ순양함ㆍ항공모함 함장을 거쳤고, 유럽의 6함대사령관을 지냈다. 미 해군의 인물정보에 보면 태평양사령부에서 참모로 근무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나온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원래 태평양사령관 1순위가 아니었다. 가장 유력했던 스콧 스위프트 태평양함대사령관(해군 대장)이 잇따른 이지스 구축함 충돌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그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스위프트 제독이 지난달 8일 국방부를 찾았을 때 송영무 장관의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이 올 필요가 없다’ 발언은 송 장관이 스위프트 제독의 사정이 딱해서 한 말“이라고 말했다. 그가 전한 사연은 이렇다.

”스위프트 제독이 가만히 있으면 100% 태평양사령관이 될 상황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북핵 위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한국으로 보낸 이지스 구축함 승조원의 피로가 쌓였다. 그 때문에 충돌사고가 연이어 일어났다. 결국 스위프트 제독은 사고의 책임을 졌다. 송 장관이 이런 사연에 대해 안타까워 한 말이다.”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들이 해상훈련에서 기동을 하고 있다. 세계 최강이라는 명성을 가진 7함대도 태평양사령부 예하 부대다. [사진 태평양사령부]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들이 해상훈련에서 기동을 하고 있다. 세계 최강이라는 명성을 가진 7함대도 태평양사령부 예하 부대다. [사진 태평양사령부]

한때 테런스 오샤너시 태평양공군사령관(공군 대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그가 태평양사령관으로 임명될 경우 태평양사령부 71년 역사 만의 첫 비(非) 해군 사령관이 된다. 그러나 해군의 강력한 반대로 오샤너시는 미 북부사령관으로 가게 됐다. 북부사령관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관을 겸하는데, 북미항공주방위사령부 기지는 콜로라도주 샤이엔산 지하 600m에 있다. 이 기지에서 우주의 인공위성, 지구상 미사일 발사나 폭격기 이동을 지켜본다.

군 소식통은 “오샤너시는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의 후임 후보군에도 속한 인물”이라면서 “주한미군사령관은 육군 몫이라 그에 대한 육군의 반대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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