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충청·전라·제주 등 해안지역에 강풍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0일 오후 3시 10분쯤 경기 파주시 금촌1동에서 강풍에 나무가 전봇대 사이 전깃줄을 덮쳐 일대에 정전이 발생했다. 주민 약 1000가구가 입주한 인근 아파트단지 2곳은 전기공급이 재개되지 않아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피해를 겪었다.
인천에서는 이날 오후 1시 1분쯤 중구 경동 15층까지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에서 철제 구조물 2개가 추락해 인근에 주차돼 있던 스타렉스 승합차 등 차량 4대가 파손됐다.
또 3시 30분쯤 서구 왕길동 폐기물처리업체 안에서 일하던 A(81)씨가 인근 건물에서 떨어진 간판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구 석남동의 길가에서 작업 중이던 한국전력 직원 B(35)씨도 강풍에 쓰러지던 가로수에 맞아 머리에 상처를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도 강풍이 불어 닥치면서 교회 첨탑이 무너지고 선상 웨딩홀에 한강에 떠내려가는 등 사고가 잇달았다.
오후 5시 15분쯤 강서구 등촌3동의 9층짜리 건물 옥상에서 교회 첨탑이 길바닥으로 떨어졌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은 “첨탑이 떨어지는 순간 천둥이 내려치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다”며 “주변을 걸어가던 사람들도 놀라서 다 같이 소리를 질렀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4시 56분쯤에는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정박해 있던 웨딩홀 건물 일부가 바람에 휩쓸려 한남대교 방향으로 떠내려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공사 중인 건물이어서 안에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제주공항에서는 출발·도착하는 100여 편이 강한 바람으로 지연 운항했다. 항공기 지연이 이어지면서 다음 운항하려던 연결편도 순차적으로 지연 운항했다.
기상청은 11일 오전까지 해안을 중심으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겠고, 내륙에서도 강풍이 불 수 있어 시설물 관리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