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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 회 먹고 나도 모르게…강 유역 주민 4% 감염된 '이것'

중앙일보

입력

한 횟집에 올라온 생선회. 강 유역에서는 민물고기를 회 쳐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기생충에 감염되는 사례가 종종 생긴다. ※ 이 이미지는 기사와 관계 없음. [중앙포토]

한 횟집에 올라온 생선회. 강 유역에서는 민물고기를 회 쳐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기생충에 감염되는 사례가 종종 생긴다. ※ 이 이미지는 기사와 관계 없음. [중앙포토]

강 유역에 사는 주민 100명 중 4명은 간흡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섭취로 감염되는 간흡충은 장기적으로 담관암(담도암)을 유발할 수 있는 기생충이다. 특히 주요 감염원인 민물고기를 생식하는 남성과 중장년층이 상대적으로 간흡충 감염에 취약했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이러한 내용의 지난해 국내 장내 기생충 감염 현황을 8일 공개했다.

질본, 5대 강 유역 거주 3.8만명 조사 #장내 기생충 중 간흡충 감염 제일 많아 #민물고기 생식 많은 남성·중장년 중심 #일반인보다 ↑…방치하면 담관암 위험

질본은 낙동강ㆍ섬진강ㆍ영산강ㆍ금강ㆍ한강 등 5대 강 유역 32개 지역 거주자 3만8648명에게 장내 기생충 양성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기생충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은 전체의 5%(1924명)였다. 특히 대표적인 기생충 유형인 간흡충 감염률은 3.9%(1522명)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건강검진자 통계(장내 기생충 2%, 간흡충 1.5%)보다 뚜렷하게 높은 수치다. 강 유역 주민들에게서 기생충 감염이 더 흔히 나타난다는 의미다. 다만 이들 지역의 장내 기생충 감염률과 간흡충 양성률은 예전과 비교하면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다. 2006년 각 14.3%, 11.1%로 집계됐지만 2013년에는 9.5%, 7.9%로 내려갔다.

강 유역 주민의 기생충 감염 비율은 꾸준히 줄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 국민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그래프 위쪽은 장내 기생충 양성률, 아래쪽은 간흡충 감염률. [자료 질병관리본부]

강 유역 주민의 기생충 감염 비율은 꾸준히 줄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 국민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그래프 위쪽은 장내 기생충 양성률, 아래쪽은 간흡충 감염률. [자료 질병관리본부]

남성의 간흡충 감염률은 5.8%로 여성(2.8%)의 두 배 이상이었다. 연령별로는 50ㆍ60대 남성, 50대 여성의 감염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질본은 ”남성이 여성보다 민물고기 생식에 더 적극적인 식습관을 갖고 있는 데다 40대 이후 지역사회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회식을 많이 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또한 음주와 흡연도 악영향을 미쳤다. 술을 주 4회 이상 마시거나 담배를 하루 한 갑 이상 피우는 그룹은 간흡충 감염률이 2~3배 더 높게 나타났다.

간흡충 감염은 만성 염증을 일으키면서 간 기능 이상, 담관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급성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위험성이 무시되는 경향이 크다. 2016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과거 간흡충 감염 유행 지역에서 담관암 발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이러한 위험성을 2009년 알린 바 있다.

간흡충 감염은 사전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민물고기를 익히지 않고 많이 먹는 강 유역에선 식습관 개선 등이 필요하다. 정부는 2005년부터 유행 지역을 중심으로 장내 기생충 퇴치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42만명(누적)에게 감염 진단, 투약 지원 등을 실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질본이 매주 발행하는 ’주간 건강과 질병‘에 실렸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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