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백호주의」규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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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불법감금 인권유린 호주인은 사죄하라』『지키자 민족자존 응징하자 경제폭군』
지난달 26일부터 노사분규로 진통을 겪고있는 호주 웨스트팩은행 서울지점의 노조탄압규탄대회 현장.
『외국은행들은 우수한 한국인 노동자의 헌신적 노력으로 막대한 이윤을 축적해 왔으면서도 정작 처우·복지후생제도는 낙후를 거듭해왔으며 급기야 임금과 인사권을 무기로 노조탄압을 일삼아….』
주한외국은행노조협의회 황주현의장(45·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성명서낭독.
이어 웨스트 팩 은행 한국지점 김선현노조부위원장(28·여) 이 「신백호주의」를 규탄하고 나섰다.
『호주인 지점장은 지난달27일 우리들의 요구사항이 적힌 대자보위에서 모욕적인 탭댄스를 춘데이어 농성노조원들을 14시간이나 감금하는 인권유린을 자행했습니다.』
「감금소동뒤인 지난9일 은행측은 사무실을 아예 호텔방으로 옮겨 변칙영업도 해봤다」는것이 노조원들의 주장.
『국내유수의 변호사집단인 K법률사무소까지 은행측의 노조탄압에 법률자문을 도맡아 왔읍니다.』
참석자들은 K법률사무소까지 도마위에 올려 『노조탄압자문행위는 반민족적 폭거』라고 성토했다.
국내진출 21년동안 스와프(환매조건부외환매각), 환투기등 특혜와 변칙영업 등으로 지난해만해도 무려 1천6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던 외국은행지점들.
그러나 이들 은행들은 「겉으로는 서구의 합리주의·평등정신을 내세우면서도 한국인직원과 노조에 대해서는 불평등대우와 탄압을 일삼고있다」는 것이 노조원들의 한결같은 주장.
호주인들은 아직도 백호주의의 망상적인 우월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것일까. <노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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