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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전쟁」과 양담배 불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담배는 건강의 적, 양담배는 민족의 적.』
『내가 붙인 양담뱃불, 민족경제 구멍낸다.』
『양담배 수입상은 현대판 매판자본.』
3백여 참석자들은 일제히 일어서 소리높여 구호를 외쳤다. 이어 뒤따르는 결의문 낭독.『일제하에서의 물산장려운동, 농촌 운동, 민족독립운동등을 전개해봤던 우리는 양담배 불매운동을「시민 경제주권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가자….』결의를 다지는 우렁찬 박수.
20일 오후6시30분, 서울종로2가YMCA회관 강당에서 열린「양담배안피우기 서울YMCA회원 결의대회」현장.『이제는 정부도 믿을 수 없읍니다. 일부 재벌기업들까지 양담배를 앞장서 수입판매해「신매판자본」을 형성하고 있읍니다.』
연사로 참석한 진덕규교수 (50·이화여대) 는 『양담배판매량을 1%이하로 낮추지못하면 우리는 더이상「민족주의」를 입에 떠올릴수 조차 없게된다』고 역설했다.
오후8시, 대회를 마친 회원들은 어깨띠를 두르고 가두캠페인에 나섰다.
『여러분, 양담배를 수입판매하는 두산, 효성, 한진그룹등의 상품은 사지맙시다.』
거리의 행인들을 향한 열띤 호소.
YMCA는 이 양담배불매운동을「제2의 아편전쟁」으로 규정, 앞으로 2년간의「전투 (?) 계획」까지 세우고 투쟁을 계속키로 했다.
아편의 피해를 절감한 중국은 1840년 영국선박의 아편을 불태우면서 아편전쟁을 일으켰으나 2년후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국판 아편전쟁 (?) 은 어떻게 끝날것인가. 국민모두가 역사의 교훈을 되씹어야하는 시점에 서있다는 느낌이었다. <노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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