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 논란’ 일본축구대표팀을 향한 당근과 채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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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축구대표팀 공격수 혼다 게이스케. [AP=연합뉴스]

일본축구대표팀 공격수 혼다 게이스케. [AP=연합뉴스]

일본축구 공격과 수비의 두 베테랑 선수가 대표팀 동료들을 향해 따뜻한 격려와 날카로운 비판을 함께 내놓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코앞에 두고 고전 중인 일본대표팀을 깨우기 위한 이른바 ‘당근과 채찍’이다.

일본스포츠지 ‘산케이 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축구대표팀 간판 공격수 혼다 게이스케(31ㆍ파추카)는 한국시간 28일 새벽에 열리는 우크라이나와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 23일 말리와의 평가전에서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데따른 아쉬움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우리는 지금 불필요한 일들에 집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그는 “전체적으로 수준이 너무 떨어졌다”고 날을 세웠다.

일본은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을 세네갈의 가상 상대인 말리와 만나 총력전을 펴고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해외파까지 모두 소집해 최정예 멤버로 경기를 치렀지만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지배하면서도 확실하게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일본축구의 고질병에 또 한 번 발목을 잡혔다. 전반 막판에 페널티킥을 허용해 먼저 실점한 일본은 경기 종료 직전 나카지마 쇼야의 동점골로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다.

팀 동료를 격려하는 일본축구대표팀 베테랑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오른쪽). [AP=연합뉴스]

팀 동료를 격려하는 일본축구대표팀 베테랑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오른쪽). [AP=연합뉴스]

혼다는 “우리는 이번 경기(우크라이나전)에서 최소한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로 훈련하고 있다”고 비장한 일본대표팀 분위기를 밝혔다.

반면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31ㆍ갈라타사라이)는 동료들과 대표팀을 감쌌다. 자신의 SNS를 통해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도 우리는 똑같은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월드컵 본선 개막한 지 2주 만에 영웅이 됐다. 모두가 자세를 바꿔 우리를 칭찬하기 바빴다”면서 “위기는 곧 기회다. 어려운 상황에서 한 걸음을 더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썼다.

일본은 8년 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여러 번의 평가전에서 졸전을 거듭해 자국 축구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오카다 다케시 당시 일본대표팀 감독의 해임 여론이 극에 달했지만, 월드컵 본선에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하며 모든 논란을 한꺼번에 지웠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현 사령탑 부임 이후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 일본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여부는 오는 28일 우크라이나전을 통해 가려질 예정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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