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 신청 반려… 보완 후 등재 재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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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안좌면 반월도 갯벌을 가로지르는 소망교의 모습.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제공=연합뉴스]

전남 신안군 안좌면 반월도 갯벌을 가로지르는 소망교의 모습.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제공=연합뉴스]

‘한국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한 신청서가 반려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한국 정보는 세계유산 신청을 자신 철회한 사례가 있었지만, 신청서 자체가 반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한국의 서원’과 지난해 ‘한양도성’의 등재를 추진했다가 전문가 패널 심사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 신청을 철회했던 문화재청은 또다시 ‘한국의 갯벌’ 신청에 실패하면서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세계유산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를 지녀야 하며, ‘완전성’(Integrity)과 ‘진정성’(Authenticity)은 물론 ‘보호·관리제도’(Protection and Management)를 갖춰야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화재청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세계유산센터가 지난 1월 제출한 서류의 완전성이 갖춰지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내용을 보완한 뒤 내년에 다시 신청하라고 알려 왔다”며 “지도의 축척이 작아 세계유산 신청 구역을 정확하게 알기 어렵고, 보존관리 주체가 기술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침에 따라 이전에 하던 대로 지도를 실었지만 문제시됐다”며 “세계유산센터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상세 지도 300여 개로 구성된 별도 서류를 보내고 보존관리 주체가 명시돼 있음을 설명했으나, 신청서를 접수하겠다는 답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유산센터가 요구한 사항을 보완해 등재를 재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2011년 촬영한 서남해안 갯벌을 찾은 붉은갯도요, 민물도요, 큰뒷부리도요 등의 모습.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제공=연합뉴스]

2011년 촬영한 서남해안 갯벌을 찾은 붉은갯도요, 민물도요, 큰뒷부리도요 등의 모습.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제공=연합뉴스]

‘한국의 갯벌’은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대표적인 갯벌인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에 있는 갯벌 약 1000㎢를 말한다.

우리나라 갯벌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생물종다양성이 나타나며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 등의 주요 서식처라는 점, 지형적·기후적 영향으로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펄 퇴적층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점 등이 탁월한 보편적 가치로 제시됐다.

한편, 중국은 갯벌이 포함된 ‘보하이만 해안과 중국 황해’를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산은 랴오닝성, 허베이성, 장쑤성, 산둥성의 해안을 아우른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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