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용호, 스웨덴 외무와 사흘 회담 … 억류 미국인 석방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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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용호 북한 외무상(왼쪽 셋째)과 마르고트 발스트롬 스웨덴 외무장관(오른쪽 셋째)이 17일(현지시간) 스웨덴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하고 있다. 스웨덴 외교부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북핵, 대북제재,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사진 스웨덴 외교부=연합뉴스]

이용호 북한 외무상(왼쪽 셋째)과 마르고트 발스트롬 스웨덴 외무장관(오른쪽 셋째)이 17일(현지시간) 스웨덴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하고 있다. 스웨덴 외교부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북핵, 대북제재,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사진 스웨덴 외교부=연합뉴스]

스웨덴을 방문한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15~17일(현지시간) 진행한 마르고트 발스트롬 스웨덴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마무리했다. 스웨덴 외교부는 17일 오후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관련한 기회·도전을 비롯해 북핵, 대북제재,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 등에 대해 양측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AP통신 등은 “이번 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비한 양측의 치밀한 탐색전”이라며 “미국의 입장에선 스웨덴을 내세운 사전 접촉을 통해 평양의 의중을 타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미 정상회담 대비 탐색전 성격 #미국 대신해 평양의 의사 타진

스웨덴 외교부는 발표 자료에서 “이번 회담은 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우선 의제인 한반도 안보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리의 대북 결의에 따라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고 북한에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과 대북 제재, 한국과 일본·러시아·중국·미국이 포함된 지역 안보와 협력 문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핵문제는 물론 6차 회담 재개 가능성, 인권 상황, 대북 제재에 따른 고충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스웨덴 외교부는 이어 “스웨덴이 (북한에서) 미국과 캐나다, 호주 국민의 보호 권한을 가진 국가로서 영사 임무도 회담에서 다뤘다”고 밝혔다.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세 명의 석방 문제가 다뤄졌다는 의미다. 미 정부는 이용호가 스웨덴에 머무는 동안 북한에 억류 된 이들에 대한 석방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스웨덴은 1973년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한 이후 지금껏 미국의 영사 업무를 대신했다.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에도 스웨덴이 역할을 했다. 현재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원회(NNSC)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이용호 외무상의 스웨덴 방문을 짧게 보도했다. “의례 방문과 회담에서 쌍무관계와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이 토의됐다”고만 전했다.

한편 핀란드에서는 북·미 간 ‘반관반민(1.5 트랙) 대화’가 열린다. 이번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부국장(북아메리카국)은 18일 낮 중국 베이징을 통해 핀란드로 향했다. 핀란드 MTV 방송은 “최강일이 19일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 대사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스톡홀름=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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