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톡톡 튀는 마케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은 시민구단이다. 구단 운영비의 상당액은 시민주 공모로 충당한다. 대전은 올해 초까지 55억여원의 시민주 청약금을 걷었다. 그러나 80억원에 달하는 올해 구단 예산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수익을 내기 위한 이색 아이디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전의 연간 회원권(사진)은 통상적인 티켓 묶음이나 ID카드 형태가 아니다.

고급 상품권을 연상케 하는 '럭셔리' 외장이다. 안을 들여다보면 홈 경기 티켓 20장과 함께 대전 선수들의 사진과 후원사 광고가 한눈에 들어온다. "선물용으로 손색없도록 만들었다"는 구단 관계자 설명이다. 대전 구단은 5일 연간 회원권 8000권을 20일 만에 2000권 이상 팔았다. '앞으로는 연간 회원권 소지자가 입장객의 주류가 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구단 측의 구상이다.

다음 시즌부터는 후원사의 상품 쿠폰도 연간 회원권 패키지에 포함하기 위해 후원사들과 협의 중이다.

이 외에도 갖가지 마케팅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구단은 현재 선수의 개별 홈페이지를 제작 중이다. 이를 선수가 운영하게 하고 각자 확보한 팬의 수(가입자 수)를 인사고과에 반영하자는 의견도 있다. 신용화 홍보.마케팅 팀장은 "스타 선수의 홈페이지를 통해 배너 광고를 유치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단 홈페이지에는 새로운 쇼핑몰도 만든다. 축구용품 위주의 기존 쇼핑몰에 더해 지역 특산물 등 팬이 직접 생산한 물건을 사고파는 장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다.

광고 협찬 계약도 철저히 수익 관점으로 접근했다. 지역 소주업체를 제외하고 더 많은 액수를 제시한 전국 단위 소주업체와 계약을 했다. "지역 시민구단이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적잖게 들었지만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양쪽 모두와 계약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게 구단의 판단이다.

대전=이충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