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특사단 회담, 만찬 열린 조선노동당 본청은 어떤곳?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 특별사절단이 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 노동당 본관은 북한에선 성역으로 여기는 곳이다. 북한은 최고지도자를 신성시하고 있는데,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집무실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해 1월 인민군 수산부문 관계자들을 노동당 청사로 불러 기념촬영을 했다.[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해 1월 인민군 수산부문 관계자들을 노동당 청사로 불러 기념촬영을 했다.[사진 노동신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김정은) 접견과 만찬은 저녁 6시부터 10시 12분까지 4시간 12분 동안 진행됐다"며 "노동당 본관에 있는 진달래관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남쪽(한국) 인사가 조선노동당 본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은 영빈관이자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이 숙소로 사용했던 백화원초대소 회의실에서 열렸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과 자신의 집무실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한 적은 있지만, 외부인에게 공개한 건 극히 이례적"이라며 "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김정은의 특사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일행을 청와대에서 면담하고 예우해준 것에 대한 답례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한에서 왔을 때와 특사단이 갔을 때 응대가 유사하지 않냐"고 말했다.

노동당 중앙청사 . 사진 오른쪽이 대동강이다. [사진 구글]

노동당 중앙청사 . 사진 오른쪽이 대동강이다. [사진 구글]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라고 부르는 본관의 행정구역상 위치는 평양시 중심부인 중구역(한국의 ‘구’)이다. 노동당 본관은 북한군이 열병식을 진행하는 김일성 광장에서 남서쪽으로, 약 600m(직선거리) 떨어진 만수대 언덕에 있다. 본관에는 김정일 집무실과 비서실인 서기실, 회의실 등이 갖춰져 있다. 정면 중간 출입문 꼭대기엔 노동당 당기를 게양했고, 그 아래(건물 부분 상단)엔 낫과 붓, 망치를 형상화한 노동당 마크가 세겨져 있다. 내부는 화강암과 대리석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는 등 최신식 시설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5일 평양 노동당 청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5일 평양 노동당 청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수석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5일 노동당 청사 회의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수석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5일 노동당 청사 회의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노동당 중앙청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 위원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사진 조선중앙통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노동당 중앙청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 위원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사진 조선중앙통신]

본관 주변에는 인민대학습당(국립중앙도서관 격)과 만수대의사당(국회 격)과 조직지도부 등 노동당 각 부처가 전용으로 사용하는 별도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노동당 및 정부 청사 단지의 중심에 노동당의 본청이 위치했다. 앞에서 보면 3층짜리 단일 건물로 보이지만 위성사진 서비스로 살펴보면 4개의 건물이 ‘ㅁ’자 형태를 이루고 있다. 부속건물과 별도의 대형 회의실을 구비했고 산책 코스 등도 갖춰져 있다.

과거 김일성 주석이 이곳에서 집무를 보다가 자신의 65회 생일(1977년)을 맞아 금수산의사당(주석궁ㆍ현 금수산태양궁전)을 신축해 집무실을 옮겼으며,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용해 왔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내정(73년)된 뒤 김일성은 주석궁에서, 김정일은 노동당 본청에서 업무를 봤다. 2011년 김정일이 사망한 뒤 개보수를 거쳐 김정은이 집무실로 사용 중이다. 김정일 시대 때는 이곳이 거의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 모란봉 악단 공연의 배경화면 속에 등장했고, 지난해 1월 인민군 수산부문열성자회의에 참석한 사람들과 청사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김정은의 숙소도 인근에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