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역시 괴물이네, 강백호 130m 홈런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프로야구 kt 위즈의 ‘괴물 신인’ 강백호가 미국 전지훈련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강백호는 올 시즌 kt의 주전 좌익수로 나설 예정이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kt 위즈의 ‘괴물 신인’ 강백호가 미국 전지훈련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강백호는 올 시즌 kt의 주전 좌익수로 나설 예정이다. [연합뉴스]

‘괴물 신인’은 시작부터 남다르다.

전지훈련 달군 kt ‘수퍼 루키’ #평가전 4할대 타율, 쳤다하면 장타 #투수 겸업 꿈 잠시 접고 타격 전념 #강백호 “체력 훈련으로 파워 보강” #미국서 돌아온 황재균과 쌍포 예고

프로야구 kt 위즈의 새내기 외야수 강백호(19)가 미국 전지훈련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강백호는 지난 2일까지 치른 6차례 평가전에서 19타수 8안타, 타율 0.421을 기록했다. 쳤다하면 장타가 터졌다. 8안타 가운데 홈런이 2개, 2루타가 4개다. 특히 지난달 26일 NC와의 평가전에선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최근 NC와의 두 차례 평가전(3, 5일)에서 무안타에 그치며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프로 무대에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강백호는 “장타를 의식하는 건 아니다.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님이 짜 준 프로그램을 소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파워가 보강됐다”며 “평가전을 치르면서 부족한 점을 깨닫고 있다. 변화구 대처 능력도 더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청소년대표 시절 타자로 나선 강백호. [연합뉴스]

청소년대표 시절 타자로 나선 강백호. [연합뉴스]

강백호는 고교 시절부터 투타에서 이름을 날렸다.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농구만화 ‘슬램덩크’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데다, 2015년 서울 고척스카이돔 개장 첫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해 고교대회에서는 타율 0.422, 홈런 2개를 기록했다. 강백호가 유명세를 탄 건 투수로도 가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투수 강백호는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변화구인 슬라이더도 시속 140㎞대를 기록했다. 탄탄한 하체 덕분에 빠른 공을 던지고, 타석에선 강력한 타구를 뿜어낸다. 고교 시절 10개의 홈런을 쳤다. 포수·1루수·투수를 두루 보다가 3학년이 된 뒤로는 주로 포수로 뛰었다. 경기 막판엔 마무리 투수까지 맡았다.

kt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강백호를 지명하면서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도류(二刀類·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선수)’로 성공한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처럼 키우겠다고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오타니는 여전히 투타 겸업에 도전한다. 하지만 강백호는 투수의 꿈을 잠시 접었다. 김진욱 kt 감독도 “올 시즌 강백호를 투수로 기용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래서 강백호는 이번 미국 전지훈련에서 수비 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우선 수비가 안정돼야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고교 시절 주 포지션인 포수 대신 kt 입단 이후엔 좌익수를 맡기로 했다. 수비 부담을 줄이고 장점인 타격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강백호는 고교 시절 투타에서 이름을 날렸다. 서울고 시절 1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선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뿌렸다. [중앙포토]

강백호는 고교 시절 투타에서 이름을 날렸다. 서울고 시절 1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선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뿌렸다. [중앙포토]

의욕이 화를 부르기도 했다. 강백호는 스프링캠프 초반인 지난달 4일 수비 훈련을 하다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일주일 가량 팀 훈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외야 수비가 처음이다보니 수비 훈련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며 “숙소에서도 정상급 외야수들의 수비 영상을 찾아볼 정도”라고 밝혔다.

2015년 1군 진입 후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kt는 올해 탈꼴찌를 노린다. kt는 지난해 8승10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한 라이언 피어밴드와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활약한 더스틴 니퍼트가 가세하면서리그 정상급 원투펀치를 구축하게 됐다. 타선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황재균이 가세했다. 강백호까지 자리를 잡는다면 팀 전력은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욱 감독은 강백호가 올 시즌 kt 성적의 키를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강백호를 여러 타순에 기용하고 있다. 5일 NC와 연습경기에서 강백호는 1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가장 이상적인 타순 조합을 찾고 있는 것이다.

올해 프로야구 전지훈련에서는 강백호를 비롯해 특급 고졸 신인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 투수 양창섭, 두산 투수 곽빈, 롯데 내야수 한동희 등은 ‘즉시 전력감’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대부분 1999년생(만 19세)인 이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TV로 지켜보며 야구를 시작한 세대, 이른바 ‘베이징 키즈’다.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13일 시작하는 프로야구 시범경기 관전 포인트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