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어느 식당을 가도 일회용 나무젓가락이 등장한다. 이렇게 쓰고 버리는 젓가락이 연간 450억 개나 된다. 젓가락을 만들기 위해 매년 수백만 그루의 자작나무.대나무.포플러 나무가 잘려나간다. 자원 낭비와 함께 환경 파괴의 한 요인이다.
일회용 젓가락 사용을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때뿐이다. 지난해 말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에서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쓰지 못하게 해주세요"라고 쓴 편지를 원자바오(溫家寶)총리에게 보냈다. 몇몇 대학 식당에는 "일회용 젓가락 대신 숟가락을 사용하자"는 방(枋)도 나붙었다.
결국 중국 정부가 나섰다. 국무원 재정부는 23일 "다음달부터 1회용 나무젓가락에 5%의 소비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환경 보호가 이유였다. 언론들은 그래서 이 세금을 '녹색 세금'이라고 명명했다. 5%의 세금은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구입하는 식당이나 개인에게 부과된다. 그러나 한 개에 1원밖에 안 하는 나무젓가락에 5%의 세금을 붙여봐야 효과가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있다.
중국인들이 나무젓가락을 즐겨 쓰는 것은 음식 문화와 관련 있다고 한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집기엔 쇠 젓가락에 비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과거에 철이 귀한 반면 나무는 흔했던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쇠 젓가락이 흉기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이 억제됐다는 설도 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