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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차돌박이엔 돌미나리, 참소라엔 더덕 … 입맛 돋는 음식 궁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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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심(心)식당 │ 916솜씨

한식당 916솜씨는 ‘차돌박이구이와 돌미나리’처럼 육류·해산물 재료에 각각 맞는 제철 채소를 함께 낸다. [최정동 기자]

한식당 916솜씨는 ‘차돌박이구이와 돌미나리’처럼 육류·해산물 재료에 각각 맞는 제철 채소를 함께 낸다. [최정동 기자]

소문난 미식가들이 가심비를 고려해 선정한 내 마음 속 최고의 맛집 ‘심(心)식당’을 시작합니다. 첫 회는 인스타그램에서 ‘먹방요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패선 마케팅 디렉터 박성목씨가 추천한 한식당 ‘916솜씨’입니다.

패션 마케터 박성목씨.

패션 마케터 박성목씨.

남성복 브랜드 ‘카루소’의 마케팅 디렉터인 박성목(사진) 실장은 인스타그램에서 맛집 좀 찾아다닌다는 사람들에겐 ‘먹방요괴’로 유명하다. 어떤 날은 간식까지 네다섯 끼의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을 올리고 해시태그(#)로 자신을 뜻하는 ‘먹방요괴’ ‘요괴맛집’을 붙인다. 그를 팔로우하는 사람이 8100명이 넘고 그의 게시글엔 평균 200~300명이 좋아요를 누른다.

그는 ‘916솜씨’를 “몇 년 전부터 한식이 생각나면 가는 곳”이라며 “특히 이곳의 ‘차돌박이구이와 돌미나리무침’과 ‘갈비찜’을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이곳은 10년 넘게 신사동 가로수길과 이태원 등에서 이탈리안·프렌치 레스토랑을 해온 배윤경 대표가 2013년 연 한식당이다. 배 대표는 “내가 하고 싶은 요리를 할 수 있는 테스트 키친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마트든 재래시장이든 식재료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길 좋아했다는 그는 서울을 넘어 강원·제주의 재래시장까지 찾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식재료를 많이 접하게 됐고, 이를 요리로 풀어내기 시작한 것이 916솜씨다.

배윤경 대표는 소장 미술 작품으로 식당 인테리어를 꾸몄다. [최정동 기자]

배윤경 대표는 소장 미술 작품으로 식당 인테리어를 꾸몄다. [최정동 기자]

배 대표의 머릿속엔 전국 산지별 제철 식재료, 가격 등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제주 딱새우는 어디 것이 좋고, 산초로만 짠 기름은 어디에서 파는 지 등등을 훤히 꿰뚫고 있다. 덕분에 고기와 해산물에 따라 각각 어울리는 제철 채소를 함께 낼 수 있단다. 슴슴하게 간장양념한 차돌박이엔 향긋한 돌미나리, 쫄깃한 참소라엔 단맛 나는 제주 더덕이 안성맞춤.

제철식재료·한식당까지만 듣고 요즘 유행하는 모던한식당을 떠올린다면 오해다. 그는 916솜씨를 “일상적으로 먹는 한식을 깨끗하게 차려내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기본인 식재료는 제철 재료를 고집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올리는 조리법을 연구한다. 시그니처 메뉴인 ‘돌미나리전’은 각종 돌미나리와 해산물·양파 등을 넣어 만든다. 밀가루는 전이 붙을 정도의 소량만 넣어야 돌미나리 본연의 향과 맛을 최대한 느낄 수 있다. 모든 요리를 주문과 동시에 만든다. 예를 들어 ‘육전’은 주문하면 냉장고에서 생고기를 꺼내 소금·후추 간을 하고 쌀가루를 무쳐 부쳐낸다. 청결은 기본. 전을 한 판 부친 프라이팬은 바로 닦는다.

916솜씨는 기본 메뉴 외에 매달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이달의 솜씨 메뉴’를 선보인다. 봄엔 방풍·취·두릅 등 봄나물을 듬뿍 넣어 부쳐낸 ‘봄나물전’을 맛볼 수 있다. 올해 봄부턴 제철 메뉴를 코스로 구성한 ‘제철 한상’도 선보일 예정이다.

송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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