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김영철과 회동서 ‘비핵화’ 직접 언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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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가차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26일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김영철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만났을 때 비핵화에 대해 언급을 하셨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고, 북한 대표단도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북한도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고 전한 바 있다.

여기에서 문 대통령의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이라는 언급이 ‘한반도 비핵화’를 거론했던 대목이었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의 방법론까지 구체적으로 밝혔다고 한다. 소식통은 “문 대통령은 동결이나 폐기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이미 언론에 보도됐던 비핵화 로드맵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 미사일 시험 및 개발을 중단하며 비핵화 대화에 나올 경우 국제사회가 단계적 상응조치한다는 로드맵을 밝혀 온 바 있다.

김영철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문 대통령의 비핵화 언급에 특별한 반응 없이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접견에는 김영철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방한한 북한 대표단 8명이 모두 참석했다. 한국 측에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배석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영철 접견 일정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고, 접견 이후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도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세부 일정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대북정책 주무부처 수장인 조명균 장관 및 서훈 국정원장 등과 연이어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테이블에는 지난달 남북고위급회담에서 합의됐던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협력 활성화와 군사당국회담 개최를 비롯해 고위급회담 정례화 등의 사안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핵 문제는 미국과의 문제라며 선을 그어왔던 북한은 이번 대표단에 북미 관계와 핵 문제를 다뤄왔던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을 이례적으로 포함시켰다. 이 때문에 남북 간 핵 문제와 관련된 구체적 논의가 있을지도 관심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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