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들은 … 연 평균 188만원 들여 '취업 과외'해도 진로 막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서울 연세대 강당에서 이 학교 학생들이 취업준비 등을 위해 토익 특강을 듣는 모습. [중앙 포토]

경북대 영어영문학과 3학년 김지연(21)씨는 얼마 전 학교 측이 개설한 토익 강좌를 들었다. 김씨는 요즘 매일 오전 8시에 시작하는 학교 근처 영어회화 학원에 다닌다. 토익 점수를 높여야 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과 부담 없이 영어로 대화할 수 있어야 취업 문을 뚫을 수 있다는 선배들의 충고로 학원 문을 두드렸다.

수강료는 두 달에 15만원. 부모에게 손 내밀기 쑥스럽지만 "자식 실업자 만들지 않기 위한 투자로 생각하고 지원해 달라며 애교를 떨었다"고 했다. 그는 "영어회화 실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중국어 학원에도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생의 절반 이상(55%)은 김씨처럼 취업을 위해 '과외' 공부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채용 포털 잡코리아(www.jobkorea.co.kr)는 이달 중순 대학 2~4년생 17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22일 이 같은 내용의 자료를 냈다. 이들이 1년 동안 학원비 등으로 쓴 과외 총비용은 평균 188만원이었다.

김화수 잡코리아 사장은 "요즘 대학생은 좋은 일자리를 얻으려고 두세 군데 학원 다니는 일이 흔하다"고 말했다. 영어 공부가 단연 으뜸이었다. 설문(복수 응답) 결과 10명 중 4명꼴로 토익.토플.텝스 학원에 다녔다. '영어회화를 배운다'는 학생도 38%에 달했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 수업을 듣거나 컴퓨터 관련 교육을 받는 학생도 각각 29%, 28%였다.

임미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