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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땅 속 축구장 22개 크기 ‘문화 발전소’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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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 14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의 타투(Tattooed Asia)’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통 ‘타투’(문신)들을 지켜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시아문화전당의 개관 2주년을 기념한 전시에는 총 292점의 타투 관련 전시물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장을 찾은 김희연(22·여)씨는 “단순한 치장의 수단으로 타투를 하는 줄 알았는데 그 역사가 기원전 3000년경부터 시작됐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옛 전남도청 지하에 16만㎡ 규모 #2015년 개관 후 533만 명 다녀가 #문화 콘텐트 창조·생산·유통 역할 #아시아의 ‘문화 허브’로 자리매김

아시아문화전당이 아시아 전역의 문화·예술을 전파하는 ‘문화발전소’로 자리 잡고 있다. 광주 시내 한복판에 들어선 문화전당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복합문화시설이다.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인 옛 전남도청 일대에 연면적 16만1237㎡(약 4만8700평) 규모로 들어섰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찾은 관람객들이 아시아의 타투를 감상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찾은 관람객들이 아시아의 타투를 감상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축구장(7140㎡) 22개 크기인 전당은 대부분의 시설물을 지하에 배치했다. 최고 25m 깊이에 전당을 지어 멀리서보면 옛 전남도청과 부속 건물만 보인다. 5·18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옛 전남도청을 지상에 띄우는 효과를 연출했다.

‘아시아 문화산업의 허브’를 표방해온 전당에는 2015년 11월 개관 후 533만 명이 다녀갔다. 총 130건의 공연과 전시 55건, 축제 20건 등을 통해 문화 콘텐트를 창조하고 생산·유통하는 역할을 해왔다. 아시아의 전통 춤과 노래·미술·연극 교류를 주도하는 것도 주요 기능 중 하나다. ‘아시아의 타투’는 문화전당의 예술·문화 교류 기능을 잘 보여준다.

어린이문화원에서 열리는 ‘시아의 여행’에도 관람객이 몰린다. 세계 각 나라의 교통수단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기획 전시다. 하늘을 나는 열기구와 베트남 전통 고깃배인 ‘까이퉁’, 초원을 오가는 지프 등을 타볼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한 후로는 컬링 놀이와 러시아 전통 썰매인 ‘상카’ 체험도 인기다.

지하에 들어선 문화전당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지하에 들어선 문화전당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문화전당은 문화정보원·문화창조원·어린이문화원·예술극장·민주평화교류원 등 5개 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아시아의 타투’ 전이 열리는 ‘문화정보원’은 아시아 문화의 연구와 아카이브 기능을 맡은 곳이다. 2만1386㎡(6400평) 규모의 시설은 각국의 문화·예술과 관련된 정보 열람과 전시·교육 등을 하는 도서관 겸 박물관이다.

‘문화창조원’은 문화·예술 콘텐트를 생산해 내는 발전기지다. 1만6597㎡(5020평)에 조성된 6개의 복합관과 3개의 스튜디오에서 문화 창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전시한다. 현재는 현대미술가인 토마스 사라세노의 ‘행성 그 사이의 우리’가 전시 중이다. 9개의 거대한 구(球)와 먼지, 살아 있는 거미 등을 이용해 우주의 신비를 체험토록 했다.

집라인을 탄 어린이. [프리랜서 장정필]

집라인을 탄 어린이. [프리랜서 장정필]

‘어린이문화원’은 어린이의 감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체험과 놀이를 제공한다. 1만9713㎡(5900평)에 어린이극장과 도서관, 창작실험실을 구축했다. 길이 18m의 실내 집라인(zip line)과 대형 블록 쌓기 등을 갖춘 ‘아시아 문화·창의 놀이터’도 인기다. ‘예술극장’은 각종 창작 작품들을 공연하는 ‘창(窓)’과 같은 역할을 한다. 1만2880㎡(3890평)의 극장 안에서는 다양한 예술 작품의 기획과 제작·공연이 이뤄진다.

유일한 지상 건물인 ‘민주평화교류원’은 옛 전남도청을 기념비처럼 만든 공간이다. 5·18의 역사적 기억을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로 승화시킴으로써 아시아 전역의 문화교류와 협력을 추구한다. 최근 정부가 옛 전남도청에 대한 원형 복원을 요구해온 5·18 단체들의 입장을 수용키로 하면서 복원사업에 대한 검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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