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규에게 0.01초란?’ 질문에 차민규 “짧은 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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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차민규가 한 손을 들어올리며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은빛질주’에 성공한 차민규(25ㆍ동두천시청)가 깜짝 은메달을 획득한 뒤 취재진의 ‘0.01초가 어떤 의미냐’란 질문에 “짧은 다리”라며 웃었다.

차민규는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42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한 뒤 “3위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은메달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목표를 달성해 기분 좋다.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벅차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ｍ에서 대한민국 차민규가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민규는 이날 올림픽 타이기록을 세웠지만, 이후에 나온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34초41)에 밀려 준우승했다. 차이는 불과 0.01초였다.

차민규는 “금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겠다 했는데 아쉽긴 아쉽다”며 간발의 차이로 금메달을 놓친 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로렌첸이 기록을 경신한 모습을 보고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묻는 말엔 “약간 놀랐다”라면서 “목표가 3위권이었기에 겸손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차민규는 지난 2014년 소치올림픽 국내 선발전을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는 TV로 동료 선수들을 지켜보며 각오를 다졌다.

차민규는 ‘소치올림픽에서의 아픔이 도움됐나’라는 질문에 “당시 진로를 바꿔야 할지 고민하기도 했다”라면서 “그나마 재활이 잘 돼 복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치올림픽에 못 나간 만큼, 평창올림픽은 더욱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19일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거머쥔 차민규가 환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과정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차민규는 “몸싸움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 종목을 바꿨다”라며 “다만 쇼트트랙에서 단련한 곡선주로 주법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하는 이가 많지 않았지만 차민규는 지난해부터 조금씩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2017 카자흐스탄 알마티 겨울유니버시아드에서 500m와 1000m 2관왕에 올랐다. 이어 열린 삿포로 겨울아시안게임에선 남자 500m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 시즌 캐나다 캘거리 월드컵에선 1000분의 1초 차로 금메달을 놓쳤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차세대 단거리 에이스로 우뚝 선 차민규는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잘 타는 후배들도 많은데 많은 관심 가져달라”라고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