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쏙] 놀며 공부하는 토요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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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첫 토요 휴업일인 1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초등학생들이 유물을 둘러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노인선 안산 원곡초 교사

올해부터 학교 토요휴업일(놀토)이 월 2회로 늘어나면서 아이들에겐 여유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나 이런 여유는 단순한 휴식 차원을 넘어 가정에서의 교육적 활동이 요구된다. 학부모들에겐 늘어난 여유만큼 고민의 무게가 더해가고 있는 이유다.

매달 맞게 되는 토요휴업일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가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참고해보도록 한다.

◆ 부모 주도의 놀토 계획은 곤란=주5일 수업제에서 요구되는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신장은 스스로 고민하고 실천하는 가운데 이뤄진다. 따라서 아이들 수준에서 계획하고 실천하도록 돕는 '안내자' 정도로 부모의 역할을 자리매김해야 한다. 일회성이나 이벤트성 체험학습에서 벗어나 아이의 흥미나 학습여건을 고려해 아이 스스로 고민하게 한 뒤 결정하게 하고 꾸준히 실행하도록 지원해준다.

◆ 한 번에 해결하려는 욕심 버려야=아이들은 학년이나 성별, 성격 등에 따라 집중시간이나 선호하는 분야가 다르다. 이런 아이들의 특성을 생각하지 않고, 계획된 장소에서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보거나 경험하려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만다. 예를 들어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람을 계획한다면, 아이의 성격이나 나이(집중시간), 계절 등의 여건을 감안해 특정 부문이나 주제 정도만 아이가 즐겁게 보고 나올 수 있도록 계획해 본다.

◆ 가깝고 비용이 들지 않는 곳부터 =토요휴업일수가 늘어 부담이 된다는 학부모들의 고민 뒤에는 비용과 시간의 문제가 뒤따르고 있다. 이제는 '가보았다'는 '전시형'에서 '해보았다'는 '경험형' 체험학습으로 생각을 바꿔 부담을 주는 체험학습에서 기대되는 체험학습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도서관, 기타 평생학습 시설 등을 이용하거나 체험.견학 학습이 가능한 모니터 활동 프로그램을 찾아 참여한다면 흥미뿐 아니라 교육적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계획=아이들 위주의 토요휴업일 계획은 자칫 부모나 아이들 모두에게 부담이 되거나 비교육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토요휴업일을 맞아 가족 간의 유대 증진과 가족 공동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주제가 있는 가족 프로그램'을 계획해본다. 아이들의 나이나 취미, 부모들의 관심사 등을 고려하여 계획한다면 가정 나름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지속적인 정보 수집=요즘에는 신문.잡지.방송매체.인터넷 등에 다양한 체험학습 방법이나 장소 등이 지속적으로 안내되고 있다. 수시로 정보를 수집하고 목록화한다면 필요한 때에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렇게 해 보세요=이상의 내용을 참고로 하여 아이들과 주변에서 쉽게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안내한다. 첫째, 공공도서관을 이용한다. 경기도의 경우 공공도서관에서는 도서관 사업으로 문화교실, 도서관 현장학습, 독서교실 등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사이버중앙도서관(www.goldis.go.kr)은 경기도 내 전체(80개) 도서관의 사이트를 연결해놓아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둘째, 경기도 교육청은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사이버 가정학습코스(www.danopy.kerinet.re.kr)와 193개의 경기도 체험학습 코스(www.ggetv.net)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사이버 가정학습은 학년별.주제별로 가정학습을 할 수 있는 학습도우미 구실을 해주고, 체험학습코스는 사이버상에서의 가상 체험은 물론 가족들이 직접 효과적인 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동영상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었다.

또한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www.kerinet.re.kr)의 정보마당/체험학습장 코너에도 경기도 내에서 가 볼 만한 현장체험학습장이 상세하게 안내돼 있다.

셋째, 모니터 활동을 해본다. 지방자치단체나 업체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모니터 요원 활동에 지원해 자녀들과 함께 활동하면, 교과서에서 배웠던 내용들을 몸소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산교육을 경험할 수 있다. 모니터 요원 모집 등은 원하는 기관의 홈페이지나 신문.인터넷 등을 통한 모집 광고 등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

노인선 안산 원곡초 교사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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