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협중앙회 8년만에 경선회장 탄생|정부서 한때 내정…민주화바람으로 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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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5대 중소기협중앙회 회장에 이석주씨(53·제일 콘크리트공업대표)가 선출됐다.
유기정 전임회장의 국회의원출마로 공석이 된 회장선출을 위해 3일 오후 서울여의도 중소기협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이씨는 참석 투표권자 1백64명 가운데 과반수인 84표를 얻어 78표를 얻은 손태곤 민정당의원(태림산업대표)을 누르고 회장에 당선됐다.
이씨의 임기는 유기정 전임회장의 잔여임기인 89년2월까지.
기협중앙회가 경선으로 회장을 선출한 것은 80년2월 김봉재씨(당시회장)·양재권씨(당시 전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경선 이후 최초의 일로서 민주화의 바람이 경제계에도 거세게 불어오고 있음을 실증한 것이다.
당초 정부 쪽에서는 거물급전직관료를 내정하기까지 했으나 도도한 흐름이 되고 있는 「민주화」바람에 좌절돼 결국 조합원들의 손에 의해 직선하게 된 것.
이날 임시총회에는 총투표권자 1백72명 가운데 95.3%인 1백64명이 참석, 후보들의 소견발표를 일일이 메모하기도 하는등 경선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씨는 소견발표를 통해 『외부압력에 의한 회장선출은 중소기업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심히 유감스런 일』이라고 말해 후보출마과정에서 외부압력등 어려움을 겪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경쟁자였던 손씨는 『의정활동의 경험을 살려 중소기업을 위한 실질적인 혜택을 얻어내겠다』며 이씨보다 대정부 관계에서 유리한 위치(?)임을 강조.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두 후보는 투표권자를 상대로 악수공세를 펴는등 지난 한달간 진행된 경합의 열기를 그대로 반영했고, 이씨의 회장당선이 확정되자 일부 투표권자는 기립박수로 투표장의 열기에 호응했다. 선거과정에서는 선물도 오가는등 득표활동이 치열했었다.
이회장은 당선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투표권이 있는 1백30여개 협동조합중 1백8군데를 직접 방문했다. 이 가운데 50여개는 극히 영세한 조합으로 중앙회와 국가지원에 대한 불만을 민선회장을 통해 해결하려는 적극성을 보인 것이 당선의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개발연구실을 만들어 중소기업육성을 위한 기본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중앙회를 회원들을 위한 단체로 만들어 일선조합의 불평불만을 없애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재정의 70%를 정부보조에 의존하는 중앙회의 입장에서 민선회장이기 때문에 종전보다 더 큰 힘을 가질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이회장약력 ▲연세대정외과졸업 ▲제일 콘크리트대표이사 ▲중부라이온스클럽회장 ▲한국시멘트가공업협동조합 연합회회장 ▲민정당중앙위원회 상공분과위원장 ▲중소기협중앙회부회장

<한종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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