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남북협력은 북한의 손에 놀아나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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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1월 29일 발생한 KAL기 실종사건으로 안기부에 체포된 김현희. [중앙포토]

1987년 11월 29일 발생한 KAL기 실종사건으로 안기부에 체포된 김현희. [중앙포토]

1987년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한 전 북한 공작원 김현희 씨가 평창 겨울올림픽에 등장한 한반도기가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6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남북협력은 북한의 손에 놀아나는 것으로, 북한의 주민을 다루는 방식을 희석하고, 주목받게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이 북한의 진실을 말할 증인이라고 생각해 사건에 대해 말해야 할 의무감을 느꼈고,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이뤄지는 남북한의 협력에 복잡한 감정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대한항공기 폭파 범행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이 수치스럽다"며 "내 죄를 용서받을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씨는 인터뷰에서 자신을 "평범한 시민"으로 소개하며, 한국에서 자신을 담당했던 요원과 결혼해 각각 16세, 18세 두 자녀를 키우고 요리, 독서, 등산 등을 하며 생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나는 김일성의 로봇으로 살았고,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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