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간부들 도정협조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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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3명 탈락에 어리둥절>
○…제주에서는 2명 또는 3명 모두 여당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제주시 현경대, 북제주 양정규, 서귀포-남제주 강지순후보등 3명의 민정당후보가 모두 탈락하는 바람에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선거초반부터 야권후보들을 제치고 민정당후보가 선두그룹을 형성, 혼선을 벌인 제주시에서는 무소속 고세진후보(57)가 2선관록의 민정 현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으며 북제주의 무소속 이기빈후보(55)도 4선을 노리던 민정의 양정규후보를 눌러 당선.
전통적으로 무소속후보를 많이 당선시킨 제주도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재력을 앞세워 사조직을 다져온 인물본위의 투표성향을 보였다.
진주강씨 종친끼리 민정·민주당으로 갈려 접전을 벌인 서귀포남제주 선거구에서는 민주 강보성후보(11대 의원)가 민정의 강지순후보보다 9천3백여표를 앞서 당선돼 제주도내에서는민정당에 참패를 안겼다.
여당후보가 모두 탈락하는 바람에 제주도청 고급간부와 시장·군수등 일부고급공무원들은 침통한 분위기인데 이창수도지사는 27일 오전1시까지 지사실에서 개표상황을 지켜보다 여당이 밀리자 퇴청하기도.

<강원서도 기대 못미쳐>
○…강원도내 14개 선거구 가운데 12∼13석의 압승을 점쳤던 민정당은 거물급후보들이 6개지역에서 야당과 무소속의 정치 초년생에게 잇달아 패배하자 침통한 분위기.
삼척지역의 경우 2선의원에 당대변인까지 지낸 김정남후보가 민주당 김일동후보에게 2천7백33표나 뒤져 낙선했고 원성-횡성의 김용대후보도 농민출신 민주당 박경수후보에게 2백25표의 근소한 차로 탈락.
동해지역에서도 민정당 공천탈락에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희균후보가 민정당 김형배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이변.
강릉의 공화당 최우규후보가 3선을 노린 민정당 이봉모후보를 2만8백71표의 큰차로 눌렀고, 속초시도 정무장관출신에 3선을 겨냥했던 민정 정재철후보가 4번째 출마한 최정직후보에게 고배.

<여참패에 "이럴수가">
○…강원도청 선거상황실에서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김영진지사와 안경진부지사등 도청 간부들은 26일밤새 도내14개 선거구가운데 6개지역에서 민정당후보가 패배하자 『이럴수가…』하며 기막힌 표정을 짓기도.
이들은 개표직전까지 최소한 12석은 장담했으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희망을 걸었던 태백·삼척·동해·속초·원성 등지에서 잇따라 민정당이 뒤지자 『앞으로 지역개발과 도정에 관한 협조를 어떻게 해갈까』며 안절부절.
○…강원도 태백시에서 광원들의 열화같은 성원속에 출마, 3선의원이던 김효영후보(공화)와 막강한 재력의 김완기후보(민정)등 3명을 물리치고 당선된 유승규후보(42·무소속)는 『시커먼 막장에서 성원해 주신 동료 및 선후배 광원들이 눈물겹게 고맙다』고 첫 당선 소감을 밝혔다.
민영탄광중에서는 비교적 규모가 큰 함태광업소에서 10여년간 노조위원장을 지냈고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초의 탄광노조위원장으로 국회에 등원하게 된 유후보는『태백시내에 선거사무실하나 변변히 구하지 못할 만큼 돈줄도 없고 서럽게 표밭을 누볐다』며 『항상 잠꼬대같이 되뇌던 광원복지 향상을 이제야 실현하게 됐다』며 국회에서 탄전지개발 문제를 재검토하고 탄광지역개발 자금을 따내는 등 태백탄전지대를 살기좋은 고장으로 만들 작정』이라고 다짐.

<형세 역전되자 허탈>
○…충남천안지구 개표장에는 당초 크게는 5천표, 작게는 2천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공화당의 정일영후보가 개표벽두부터 민정당의 성무용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제치자 공화당측은 기쁨의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있는 반면 민정당측은 침통한 표정.
천원군 역시 민정당의 정선호후보가 무난히 당선되리라는 예측과는 달리 JP바람이 몰아쳐 15%의 개표가 진행될 즈음 공화당의 김종직후보가 80%이상의 득포율을 보이자 공화당이외의 관계자들은 허탈상태.

<맥빠진 참관인들 이석>
○…18개 선거구에서 개표가 진행된 충남도내 선거구에는 민정당이 60%정도 앞설 것이라는 예상과는달리 13명의 공화당후보가 선두를 달리자 공화당측은 축제분위기인데 반해 민정당측은 침통한 표정.
대전동구 갑구 개표장인 동아공고 개표장에는 처음 개표가 시작될 때만 해도 민정당이 절대우세지역으로 개표참관인들은 여유있는 모습이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전세가 역전되자 참관인들은 거의가 빠져나가 6∼7명만이 TV를 지켜보며 맥빠진 분위기.
○…26일 오후8시55분쯤 인천시 중구 개표장(인천시중구청회의실)에서 개표종사원들이 신포 제3투표구와 부재자 투표함을 혼합 개표하다 야당참관인들이 이에 항의, 오후9시10분 모두 퇴강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야당참관인들은 투표종사자들이 신포동 제3투표함의 투표용지와 부재자 투표용지를 섞어 분류하는 과정에서 몰표를 만들 의혹이 있다고 선관위측에 항의했다.

<당선후보 무등태워>
○…수원시청 지하회의실에 마련된 수원을구 개표장에서 개표가 시작될때부터 꼬박 밤샘을 하며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공화당 이병희후보는 27일오전6시30분 당선이 확정되자 8년의 한을 푼듯 당원들을 번갈아 안아가며 엉엉 소리를 내어 감격의 통곡.
이후보는 개표가 시작되면서부터 민정당의 남평우후보와 시소를 벌여오다 3만5천9백47표를 얻어 남후보를 3천5백60표차로 따돌리고 당선.
이씨가 선관위원장으로부터 당선통지표를 받자 개표장은 만세와 박수, 울음과 눈물로 또한번 열광했으며 1백여당원들은 시청앞에서 이씨를 무동 태워 1백여m를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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