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인사' 논란 청맥회 해체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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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 등 회장단과 운영위원 10여 명은 17일 긴급 회의를 열었다. 이 모임의 해체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존치와 해체 의견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총무를 맡고 있는 문용옥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 감사는 "회원들의 의견을 좀 더 수렴해 회장단이 존폐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며 "조만간 결정나지 않겠느냐"고 했다. 문 감사는 또 "모임의 당초 취지와 달리 코드인사 논란에 휘말리는 등 오해를 사고 있는 데 대해 당혹스러워하는 발언이 많았다"고 전했다.

일부 참석자는 "우리 스스로 비리에 연루되지 말고 깨끗하게 처신하면서 공기업을 혁신하자는 취지로 만든 것인데 오해를 받고 있다고 해서 해체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불만에도 불구하고 자진해체론이 힘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모임의 회원인 한 공기업 사장은 "청맥회는 선의로 만든 친목 모임이지만 쓸데없는 논란으로 당과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어차피 친목 모임이니 깨끗하게 해체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도 "우리가 악재로 작용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여권, 특히 청와대 쪽에서도 비슷한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17일 이병완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일일 상황점검회의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청맥회가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사고 있는 만큼 자진 해체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원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견'이라며 "아무리 순수한 의도에서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해도 국민과 언론이 공감하지 못하면 그 일을 하지 않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진해체 쪽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민 기자

*** 청맥회는

▶언제 만들었나 : 2003년 11월 결성

▶회장은 : 1대(박정훈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 2대(이치범 환경부 장관 후보자), 3대(유대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

▶회원수는 : 장부상으론 134명(2006년 1월 현재), 실제론 100명 미만이라고 주장

▶설립 목적은:-노무현 정부 국정철학 전파-부정부패 거부 - 투명한 윤리경영 -공기업 개혁 -상부상조

▶대표적 참여 인사:이봉수 마사회 부회장, 김재규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이성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이충렬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감사, 조광한 한국가스공사 감사, 곽해곤 부동산신탁연합회 상근 부회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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