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Talk] '아이언맨' 윤성빈이 갑자기 빵 터진 사연

중앙일보

입력

 답변하는 윤성빈   (평창=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31일 오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윤성빈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31   seephoto@yna.co.kr/2018-01-31 13:49:56/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답변하는 윤성빈 (평창=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31일 오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윤성빈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31 seephoto@yna.co.kr/2018-01-31 13:49:56/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선 아마도 한국 선수단이 빙판이 아닌 다른 경기장에서 애국가가 울러퍼지는 장면을 선보이는 첫 번째 올림픽이 될 지도 모릅니다. 바로 스켈레톤의 '아이언맨' 윤성빈(24·강원도청) 선수 때문이죠. 2012년 가을, 평범한 고등학교 3학년생에서 체대 진학을 위해 시작했던 스켈레톤은 윤성빈의 인생을 말 그대로 180도 바꿨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선 선수 개인의 피나는 노력과 인내가 있었기에 가능했죠. 올 시즌 스켈레톤 월드컵에서 5차례나 우승하며 스켈레톤 세계 1위에 오른 윤성빈은 평창올림픽을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평창올림픽 개막을 9일 앞둔 31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타워콘도에서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의 미디어데이가 열렸습니다.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서도 선수들은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선수는 윤성빈 선수였죠. 윤성빈은 자신의 현재 컨디션과 준비 상황을 설명하면서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쳤습니다. "올림픽 하는 기분이 전혀 안 들고요. 그냥 월드컵 시합을 한 번 더 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느낌은 현재 와닿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총감독은 "이제 누구도 윤성빈을 따라올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1위였던) 마르틴스 두쿠르스든, 누구든 신경쓰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웃음 터진 윤성빈과 김지수   (평창=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31일 오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지수(오른쪽)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윤성빈 선수. 2018.1.31   seephoto@yna.co.kr/2018-01-31 13:52:33/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웃음 터진 윤성빈과 김지수 (평창=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31일 오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지수(오른쪽)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윤성빈 선수. 2018.1.31 seephoto@yna.co.kr/2018-01-31 13:52:33/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그런데 이날 윤성빈이 갑자기 빵 터진 일이 있었습니다. 평소 담담하던 윤성빈을 웃게 만든 건 바로 옆에 있던 대표팀 동료 김지수(성결대) 때문이었습니다. 김지수는 지난해 12월 중순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5차 월드컵에서 7위에 올라 한국 스켈레톤의 비밀병기로 무섭게 뜬 선수입니다. 취재진이 평창올림픽 각오를 묻자 김지수는 당당하게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성빈이와 두쿠르스를 이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파이팅!"까지 덧붙였습니다. 김지수의 갑작스런 애교섞인(?) 도발에 윤성빈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웃었습니다. 윤성빈은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에도 김지수가 했던 말을 잠시 따라할 정도로 여운이 남아있는 듯 했습니다. 이후 "두쿠르스와 김지수 중에 누가 더 신경쓰이냐"는 취재진의 가벼운 질문에 윤성빈은 "고민이 된다"고 재치있게 받아넘기기도 했습니다.

 금빛 파이팅   (평창=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31일 오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봅슬레이 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스켈레톤 대표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정소피아, 윤성빈, 김지수. 2018.1.31   seephoto@yna.co.kr/2018-01-31 14:29:55/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금빛 파이팅 (평창=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31일 오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봅슬레이 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스켈레톤 대표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정소피아, 윤성빈, 김지수. 2018.1.31 seephoto@yna.co.kr/2018-01-31 14:29:55/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994년생 동갑내기인 둘은 스켈레톤이라는 생소한 종목을 함께 도전해 온 동반자입니다. 국제대회에서 괄목할 만 한 성적을 낸 윤성빈이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는다 해도 홈 트랙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윤성빈과 함께 많은 훈련을 해온 김지수도 '깜짝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겠죠. 이용 감독은 이날 김지수 선수에 대한 기대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김지수의 스타트 기록이 윤성빈에 비해 0.01초, 0.02초 뒤진다. 평창에서 해내야겠다는 의식을 가지고 마음을 비우면 동메달의 향방은 지켜봐야 한다"면서 "김지수의 스타트 컨디션이 좋고,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윤성빈의 상대는 김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준비는 다 끝났다"던 윤성빈, 그리고 "성빈이를 이기겠다"고 한 김지수의 출사표. 큰 대회를 앞두고서도 농담도 주고 받고, 훈훈한 분위기를 선보인 스켈레톤대표팀을 보면서 올림픽에서 어떤 '큰 일'을 낼 지 무척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평창올림픽 스켈레톤 경기는 언제 하냐고요? 15일과 16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치러집니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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