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본고장 유럽서 하이트 ‘엄지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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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하이트 맥주

하이트 맥주

수입 맥주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맥주 수입액은 2억4154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4.8%나 늘었다.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는 이미 국산 맥주 판매량을 앞섰다.

영·독·러 등서 한식 인기 타고 #하이트 판매 1년 새 60% 늘어

이런 수입 맥주의 인기몰이는 2012년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한국 맥주가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기사가 실리면서 시작됐다. 특히 최근에는 수입 맥주 중에서도 유럽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 지난해 CU·GS25·세븐일레븐 등 3대 편의점에서 많이 팔린 맥주 상위 10위 중 하이네켄 등의 유럽 맥주가 5개를 차지할 정도다. 그런데 최근 맥주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한국 맥주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9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하이트 맥주(사진) 판매량이 22만 상자(500ml병 20개)를 기록, 전년 대비 60%나 증가했다. 특히 하이트진로 법인이 있는 러시아에서는 현지 마트, 편의점 등에서 하이트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93%나 급증했다.

하이트진로 황정호 해외사업본부 상무는 “최근 유럽에서 한국 음식이 건강식으로 인식되면서 한국 식당이 늘고 있고, 한식당에서는 현지인들이 대부분 현지 맥주 대신 한국 맥주를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식당에서 한국 맥주를 찾는 유럽인들은 양념이 강한 한식에는 목 넘김이 좋고 청량감이 뛰어난 한국 맥주가 잘 어울린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영국 출신의 요리사이자 푸드 작가로 오비맥주의 카스 광고 모델이 된 고든 램지도 “카스는 한국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완벽한 맥주”라고 평가했다. 램지는 카스 광고에서 ‘죽이게 신선하다(bloody fresh)’라는 말로 화제를 모았다.

하이트진로는 현지 반응이 좋자 유럽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도시의 한식당을 찾아다니며 시음행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올해 안에 영국에서 하이트맥주와 한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직영매장도 열 계획이다. 또한 유럽 가정을 공략하기 위해 유통망을 통해 하이트 맥주의 일반 마트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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