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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북한 핵 인정 안해…핵 쓰면 지도에서 지워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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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9일 싱가포르에셔 열린 플러튼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9일 싱가포르에셔 열린 플러튼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9일 “한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6차 플러튼 포럼의 기조연설에서다. 플러튼 포럼은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하는 다자안보회의체다. 한국의 국방부 장관이 플러톤 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초청된 것은 처음이라고 국방부가 설명했다.

송 장관은 “제재와 대화를 포함한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여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이며,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원유 공급량 제한ㆍ공해상 검색 등을 골자로 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언급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북한이 공해상에서 외국 국적 선박을 이용하거나 자동선박식별장치를 끈 상태로 석유 등 물자를 밀거래한 사실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내 모든 국가는 UN 결의가 철저히 이행되도록 북한의 해상 밀수활동 감시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주도로 ‘한반도 안보와 안정에 대한 외교장관 회의(밴쿠버회의)’에서 논의한 해상차단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할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송 장관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전쟁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외교와 국방의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남북간) 당면한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제재와 압박 정책도 우선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한 것이지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며 북한 정책의 방향에 대해 분명히 제시했다.

 기조연설 후 질의응답에선 송 장관은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핵공격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뒤 “만약 북한이 핵을 미국이나 한국에 사용한다면 북한의 정권은 지도상에서 아마 지워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런 상황(핵공격)은 김정은 정권의 선전선동 전략이지, 실제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항상 품고 가야할 동생같은 나라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핵무기를 남한에 사용한다면 북한은 핵무기보다 더 파괴력이 강한 재래식 무기로 보복을 당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또 전술핵 재배치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송 장관은 지난해 8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만난 뒤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을 불렀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당시 매티스 장관에게 ‘한국의 보수 야당과 언론이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전술핵에 상응할 정도의 강력한 한·미 연합 전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얘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한국의 비핵화 정책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대신) 확장억제 전력(미국의 핵우산)을 계속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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