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친환경 주말농장 가꿔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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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 강동구에서 약 20㎞ 떨어진 경기 양평 서종면의 한 농장에는 봄이 되면 주말에 서울에서 수십명이 몰리기 시작한다. 이들은 봄에는 주로 상추와 열무, 가을엔 배추와 무를 심는다. 여름엔 인근 서후천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는다.

서울시, 1일부터 7070구획 분양 #남양주·양평·고양 등 수도권 위치 #임차비 절반 지원에 재배법 등 소개

농장주 이상국(69)씨는 “인터넷을 보고 병충해를 막는 약을 만들어 오기도 해 놀랐다”고 말했다.

함께서울 친환경농장 농장별 모집구획

함께서울 친환경농장 농장별 모집구획

서울시는 23일 ‘함께 서울 친환경 농장’ 7070구획을 선착순 분양한다고 밝혔다. 서종면의 농장 같은 곳들이다. 1구획은 16.5㎡(약 5평) 크기다. 농장은 남양주·양평·광주·고양시 등 서울근교에 있다. 서울시민이라면 다음 달 1일부터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분양을 받으면 4~11월 재배가 가능하다. 서울시는 1구획을 기준으로 농장 임차료 6만원(고양시 10만원) 중 3만원을 지원한다.

함께서울 친환경 농장은 지난 2000년부터 운영됐다. 최근에는 가족 단위 참여자가 늘어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을 데려오는 30~40대 부부가 절반을 차지한다. 다만 1~2주 이상 오지 않으면 제대로 돌볼 수가 없어 농작물이 시들기도 한다.

지난해 아이들과 친환경 농장에 참여했던 30대 주부는 “농작물에 주는 물이 부족한 경우가 생겨 멀리서 통에 받아 옮겨야 했다.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농사에 서툰 시민들을 위해 농사법이 적힌 안내 책자를 배포하고, 농작물 재배시기에 맞춰 씨앗과 모종, 비료를 나눠준다. 농장주가 농사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경기 광주 도마리에 있는 주말 농장의 최강범(59) 대표는 “나들이 기분으로 오는 회원들은 일찍 포기한다. 직접 밭을 매며 땀을 흘릴 각오를 해야 수확의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 성사동 농장주 강신모(35)씨는 “은행나무 열매를 갈아 만든 액기스로 벌레를 쫓는 방법을 스스로 개발한 회원도 있다”며“간단한 재배 기술이라도 서로 물어보며 주고받아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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