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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현송월 공연' 찾을까?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공연을 관람할까.

일반인 티켓 판매 없이 초대로만 진행 #북한 예술단 6차례 방남 공연 #대통령 비서실장, 여야 당대표등 관람 #북한에선 2001년 김연자 공연 때 #예고없이 김정일 등장하기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을 방문해 해오름극장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중앙포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을 방문해 해오름극장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중앙포토]

 현송월이 22일 북한 예술단 공연을 위한 실무점검을 하고 돌아갔지만 공연 장소와 내용, 형식 등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서울과 강릉에서 한차례씩 열릴 예정이고 북측이 민요와 세계 명곡 등의 공연을 하겠다고 한 정도가 알려져 있다.
 티켓은 판매하지 않기로 한만큼 공연 초청 범위도 관심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 장소와 공연내용 등 세부내용이 정해지면 초대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7년 개신교.천주교 연합 성탄음악회’에 참석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7년 개신교.천주교 연합 성탄음악회’에 참석했다.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령의 관람 여부가 주목받는 것은 누구보다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공연을 관람하면 평화 올림픽의 상징성이 한층 부각될 수 있다. 하지만 북한 공연단의 내용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문 대통령이 관람하 것이 적절하느냐는 논란도 일 수 있다.

 역대 6차례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에서 대통령은 아니지만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여야 당대표 등이 참석한 사례가 있다.
 북한 예술단의 첫 공연은 1985년 9월 제1차 남북 이산가족 고향방문을 계기로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렸던 평양예술단의 공연이다. 당시엔 우리 측 문화예술인들이 주로 참석했다. 이어 1990년 12월에 평양민족음악단이 5박 6일동안 서울에서 머물며 예술의 전당과 국립극장에서 열린 송년 통일전통음악회에 참가했다. 당시 공연에 앞서 이어령 문화부장관이 이들을 위한 환영 만찬을 주최했다.

 북한 예술단이 3차례나 서울을 찾았던 2000년에는 정치권의 참여가 더 활발했다. 같은해 6월 평양에서 열린 첫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남북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다. 그해 5월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이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기에 앞서 당시 박재규 통일부장관과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의 환영 만찬이 열렸다. 한달 뒤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평양교예단의 공연 때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입장권을 판매하고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실향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이 무료 초청됐다.

 같은해 8월 남북교향악단 합동공연을 위해 서울을 방문한 북한의 조선국립교향악단 공연은 당시 야당 대표가 관람하기도 했다.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게 남북 화해 분위기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쏟아지면서 관람에 나섰다. 북한 예술단이 마지막으로 공연한건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때다. 당시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만수대예술단, 피바다가극단, 평양예술단 소속 가수와 배우 공연에 당시 박지원 대통령 비서실장, 한화갑 민주당 대표, 김정길 법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 참석 여부와 관련해 23일 “현재로선 참석 여부가 논의되고 있지 않다”며 “대통령이 참석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방침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평창 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 수 있다면 문 대통령이 관람석에 앉는 것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음악통치' 선봉장 역할을 하는 모란봉악단 단원이 참여할 가능성이 큰 공연을 보는데 대해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다.
 특히 이번 공연을 주도하는 현송월이 북한 노동당의 사상을 지도하고 전파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 간부(부부장)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예술단의 공연 레퍼토리 등 세부 항목이 정해져야 문 대통령의 참석 여부도 윤곽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리 측 가수의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가수로선 처음으로 2001년과 2002년 북한 공연 무대에 오른 김연자씨다. 2001년 평양에서 열린 ‘제19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무대 당시 김 위원장이 예고없이 공연장을 찾아 화제가 됐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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