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美 태양광 세탁기 세이프가드 부당…WTO 제소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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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2일(현지시간) 삼성ㆍLG 등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결정한 가운데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부당한 조치에 대해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겠다”이라고 밝혔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 공사에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산교섭본부장 주재로 세탁기, 태양광 패널 관련 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미국 세이프가드 관련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정부는 국익 수호를 위해 보호무역주의에 적극 대응하겠으며 이런 취지에서 WTO 협정상 보장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서부지역 최대의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 프라이스에 전시된 LG 세탁기 [LG전자 제공]

미국 서부지역 최대의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 프라이스에 전시된 LG 세탁기 [LG전자 제공]

WTO 상소기구 위원을 지낸 김 본부장은 “과거 WTO 상소기구 재판관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번에 제소할 경우 승소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보상 논의를 위해 미국에 양자협의를 즉시 요청할 예정이며 적절한 보상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제품에 대한) 양허 정지도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현지시간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 발동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삼성과 LG전자를 비롯한 수입산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서는 TRQ(저율관세할당) 기준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첫해에는 120만대 이하 물량에 대해선 20%,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그다음 해인 2년 차의 경우, 120만 대 미만 물량에는 18%, 120만 대 초과 물량에는 45%를 부과하고 3년 차에는 각각 16%와 40%의 관세가 매겨진다.

또 한국 등에서 수입한 태양광 제품에 대해서는 2.5기가와트를 기준으로 1년 차에 30%, 2년 차 25%, 3년 차 20%, 4년 차 15%씩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이같은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삼성전자, LG전자(이상 세탁기), 한화큐셀, LG전자,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이상 태양광) 등 국내 수출 업체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국이 관세 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수입품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무역장벽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의 청원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 중 연간 120만대를 초과하는 수입 물량에 대해 50% 관세(첫해 기준)를 추가 부과하는 등의 권고안을 마련했다. ITC는 지난해 9월 미국 태양광전지 업체 수니바와솔라월드의 청원을 받아들여 한화케미칼 등 한국 기업들의 태양광전지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권고한 바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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