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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이래도 재건축 할래? 1인 부담 최대 8억40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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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올 1월부터 재시행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라 강남 4구 재건축 아파트 단지 조합원에게 부과되는 재건축 부담금이 1인당 평균 4억4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됐다. 강남의 한 단지는 예상 부담금이 8억4000만원에 달했다.

국토부, 재건축 부담금 예상액 발표 #강남 4구 조합원당 평균 4억4000만원 #최대 8억4000만원, 최소 1억6000만원 #시장 예상액보다 부담금 높아 반발 예상

국토교통부는 조합 설립이 완료된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15개 단지를 포함해 서울 지역 20개 단지의 재건축 부담금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1일 밝혔다.

20개 단지 조합원에게 부과되는 부담금은 1인당 평균 3억7000만원 내외로 예측됐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4구는 조합원당 평균 부담금이 4억4000만원이었다. 단지별로 예상 부담금 차이도 컸다. 강남 4구의 15개 단지 중 예상 부담금이 가장 많은 곳은 8억4000만원이다.

가장 적은 예상액은 1억6000만원이다. 4곳은 6억원이 넘었고, 4억~6억원 미만은 5곳, 2억~3억원 미만은 5곳이었다. 2억원 미만은 1곳에 불과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남 4구의 15개 단지 모두 재건축 초과이익이 1억1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해 최대 부과율인 50%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서울 송파구의 모습.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서울 송파구의 모습.

오는 5월 재건축 부담금 통지를 앞두고 정부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부담금 예상액을 밝힌 것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재건축 연한 연장 발언과 더불어 재건축 단지에 심리적 압박을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할 경우 부담금 수준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국토부 예상액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단지의 경우 수천만원에서 최대 4억~5억원 정도를 예상하는데 국토부 발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액수”라며 “재건축 시장을 압박하기 위해 ‘이래도 재건축할래’라는 식으로 최대치를 산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어차피 5월에 재건축 예상 부담금을 통보해야 하는데 정부 입장에서 과하거나 적게 예측할 이유가 없다”며 “재건축 개시 시점의 주택 시세나 정상 주택 가격 상승분, 종료 시점의 시세 추정가액 등을 모두 합리적인 수준에서 추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사업으로 개발이익(초과이익)이 발생할 경우 최대 50%를 정부가 가져가는 제도다. 2006년 도입됐지만, 시장 위축 등을 이유로 2012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유예됐다가 올 1월 부활했다. 부담금은 재건축 기간 해당 지역의 평균 집값 상승분보다 더 오른 금액에 적용된다.

 추진위를 구성해 재건축 사업을 시작한 개시 시점부터 준공되는 종료 시점까지 오른 집값 가운데 개발비용과 해당 지역 평균 집값 상승분을 뺀 금액에 최저 10%, 최대 50%까지 부담금을 부과한다.

이에 따라 이미 사업 시행 인가를 받은 재건축 조합은 3개월 이내에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 산정을 위한 기초 자료를 관할 시군구청에 제출해야 한다. 자료를 제출받은 관청은 1개월 이내에 예정액을 통지해야 한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5월부터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 통지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들여 시세 차익을 노리는 이른바 갭투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8·2 대책으로 제출이 의무화된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이미 임차인이 있는 주택을 ·매수한 경우는 지난해 10월 38.6%에서 12월 59.2%로 급증했다.

이를 계속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겠다는 매수자의 비중도 같은 기간 22%에서 39.5%로 크게 늘었다. 국토부는 “서울 주택시장에 갭투자 등 투기적 목적의 수요가 가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앞으로 주택시장에서 단기 투기 수요를 억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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