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중 한 얼에만 몰두해 인간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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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픈 사람은 건강한 사람의 신세를 진다. 당강 눈앞에 보이는것만으로는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긴 안목으로 역사를 훑어보면 오히려 그 반대라는 생각도든다.범든자의 공헌이 너무도 크다는 사실에 짐짓놀라게 된다.무슨 업적이든 역사에 이름이 남은 사람들은 범인이 아니다. 위인· 영웅· 학자건, 연구가건대개는 한가지 지범을 갖고있었다는게 특징이다.상식적인 의미에서 건강한 사람은. 아니었다는게 사실이다. 문명의 발달는 이들 병자의 손에 이끌려 온것이다.
「토머스· 만」 은 「마의 산」에서 이렇게 말한다. 『진보라는것은 범만이 주는것이며 천재만이 주는것이다.천재는 바로 범과 같는것이기때문이다.건강인은 실제로 범이 만드는것에 의해살아으고 있다.인류를 위해 진실을 인식하려고 병과 광기에 빠진 사람들…』 명자의 공헌은 크다.단지 병을 앓았다는 사실이중요한게 아니다. 병이 그런업적을 이루는데 크게 공헌을 했다는점이다.누워있자니온갖 영감이 떠오를 수도있다.아프기때문에 그런 일들을 해낼수도 있었다.
옛날엔 폐결핵·간질·성병·신경통등는 가히 불치병이었다.평생늘 병과 함께 요양생활늘 하지않으면안되었다.이들이 할수있는일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생각하는일, 쓰고, 그리고,만드는 일등이 고작이었다.만일 이들이 건강했다면 봄이면 꽃구경,여름이면 해변으로 달려갔을 것이다.연인과 함께 사람늘 구가하고 행복한 삶을 보냈을 것이다.어느 세월에 연구를 하며 작품을 낼것인가.
이들은 앓고 있었다.투범과 도전만이 일과의 전부였다. 으직 자기 하는 일에만 몰두할수 밖에 없었다.
굳이 병이 아니라도 이들 천재에겐 광기가 있었다.보통 상식으로는 이해못할 점이 너무 많았다. 미친짓이라고들 수군댔다.미친사람으로 상대를 안했다.실제로 이들은 미쳐있었다.
제 정신갖고서야 그럴순 없을것이다.눈이 오나 비가오나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었다.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몰랐다.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끼니도 물론제때 때우지 못했다.
그러고는 한다는 소리가 하늘늘 날겠다니말이다. 「라이튼 형제」가 비행기 이야기를 끄집어냈을적에 이웃사람들은 기겁을 하고 달아났었다. 「에디슨」 역시 미친사람으로 상대를 안했다.한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이었다.수많은 작가·화가들도 생전에 빛을 보지못하고 사라져 갔다. 이중섭·이상이 그러했다. 누구도 그의 작품이나 인간을 이해하지 못했다. 죽음까지도 불사해야했던 위인도 많다.「갈리레오」 「소크라테스」,그리고 수많은 순교자들이목숨을 바쳐야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역사는 밝은쪽으로, 그리고 보다 나은쪽으로 발전돼왔다.병든자의 공헌이다.고질병이든,광기든,건강한 사람이 이들의 신세를 지게된것이다.긴 안목으로 볼때이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이해하게 될것이다. 세계 인명사전을 뒤져보노라면 수많은 명사들이 앓고 있었다는데 놀라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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