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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트럼프와 ‘끝난’ 배넌에 소환장 … 무슨 말 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에게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티브 배넌 [AP=연합뉴스]

스티브 배넌 [AP=연합뉴스]

NYT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 대배심 명의로 배넌에게 소환장이 발부됐다”고 전했다. 뮬러 특검은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측근을 조사해왔지만,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배심은 형사사건에서 피의자를 기소하기 위해 시민들 중 무작위로 선발된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을 일컫는 말로, 정부가 기소재량권을 남용하지 않기 위해 만든 것이다. 대배심 소환장이 발부되면, 당사자는 이들 앞에서 질문에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최근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면 조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면서, 대통령에게도 대배심 소환장이 발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뮬러 특검이 현재 어떤 혐의로 배넌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신문은 특검의 대배심 소환장 발부가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배심 앞에서 증언하는 일이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니만큼 “대배심 불출석을 조건으로 배넌의 수사 협조를 압박하는 협상 전술일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앞서 배넌은 마이클 울프의 책 『화염과 분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 측 인사와 접촉한 ‘트럼프타워 회동’이 ‘반역적’이라고 표현해 트럼프 측의 큰 분노를 샀다.

이후 배넌은 뒤늦게 자신의 발언이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트럼프와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자신이 창립한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 대표직에서도 사임해야 했다.

그렇기에 배넌에게 발부된 소환장을 두고 트럼프 측에선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때 대통령의 오른팔이었지만 이제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된 그가 어떤 말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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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배넌은 지난 16일 미 하원 정보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을 마쳤다. 하원 정보위는 의회 차원에서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 중으로, 배넌은 이를 위해 워싱턴에서 이름난 변호사인 윌리엄 버크를 고용하기도 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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