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단념자 48만명, 실업자 103만명...사상최대 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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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채용박람회장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한 채용박람회장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지난해 원하는 직장을 얻지 못해 취업을 포기한 실망실업자(구직단념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업자와 청년실업률도 계속 증가추세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실망실업자는 48만3000명으로 1년전보다 3만6000명(8%) 늘어났다. 실망실업자는 구직포기상태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고용지표에서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주로 경기악화나 고용시장 위축 시기에 늘어난다.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에는 16만5000명,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후인 2010년에는 22만명 수준이었다. 통계상 취업희망과 취업가능성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2014년부터 실망실업자 규모가 30만명대로 크게 늘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그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 2년간 구직난으로 실업자가 연속 100만명을 넘어서는 상황에 청년실업률마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취직 대신 취업준비를 택하는 청년 구직자가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실업자는 102만8000명으로 조사됐으며 청년실업률은 9.9%로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였다.

취업을 포기한 청년 구직자가 취업준비상태로 옮겨가면서 실망실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인구는 67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8000명(7.6%) 늘었다. 역시 통계집계(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성별로 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많았다. 지난해 실망실업자의 수는 남자가 28만7300명, 여자가 19만5900명으로 남자가 9만1400명 더 많았다. 남자는 1년전보다 2만5200명(9.6%)나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청년 고용상황이 악화되면서 취업이 안되고 그로 인해 청년 취업준비자가 늘면서 취업 자체를 미루는 실망실업자도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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