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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한 시민 뺨치고 욕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새마을비리」의 중책 전경환씨가 검찰에 소환된 29일 서울 팔반동 전씨의 자택과 대검찰청 주변엔 시민들의 눈총과 질타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20일 일본서 귀국, 서울 팔반동 자택서 9일동안 두문불출하며 자신의 새마을관련 비리수사를 지켜보아온 전씨는 28일 검찰의 출두통보를 전화로 받고 29일 오전9시 51분 집을 나서 9시58분 검찰청사 정문에 도착, 50m쯤 걸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검 중앙수사부로 향했다.
자택서부터 보도진의 끈질긴 질문에 일체 답변을 피하던 전씨는 대검 현관 계단에서 『죄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잠시 머뭇거리다 『국민들에게 누를 끼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고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한편 검찰청사 앞길에서 몰려든 시민들이 『죽여라』는 등 고함을 지르기도 했고 흥분한 한 시민이 검찰청 현관앞서 『나쁜놈』이라고 외치며 전씨의 오른쪽 뺨을 후려치고 달아나는 해프닝도 있었으나 전씨는 시종침묵했다.
검찰청사에는 1백50여명의 내·외신 보도진이 취재경쟁을 벌였다.
◇ 출발 = 전씨는 오전9시51분 집 현관을 나와 미리 대기시켜 놓은 서울 3모 2608호 검정색 스텔라 승용차에 수행비서 1명과 함께 뒷좌석에 승차.
흰세로 줄무늬 짙은 회색 양복차림의 전씨는 문 앞에서 3∼4초가량 머무르며 사진기자들의 춰재에 응한 뒤 차를 타면서 취재진들에게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수차례 반복했으나 『심정이 어떠냐』는 질문공세에는 일체 함구.
전씨가 검찰에 출두하기 위해 집을 나설 당시 부인 손춘지씨와 측근들은 집 정문까지 나오지 않았고 30∼40대의 비서 등 수행원 6명이 함께 나와 승용차를 둘러싸고 있던 보도진들을 밀쳐내고 전씨를 차에 태웠으며 이중 2명이 함께 동승, 검찰청사까지 동행했다.
전씨는 삼청 공원진입로∼광화문∼세종노 4거리를 거쳐 검찰청사로 향하는 동안 옆좌석에 탄 40대 수행원과 뭔가 얘기를 주고 받은외에 무표정한 열굴로 정면을 응시한채 주위를 포위하고 뒤따르는 취재차량들의 카메라 세례에 체념한듯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도착 = 전씨는 오전 10시 정각 검찰청사 정문앞에 도착, 청사 현관까지 가려했으나 수위들이 『현관입구에 사진기자들이 몰려있어 차량통행이 불가능하다』며 저지하는 바람에 정문입구에서 내러 엘리베이터까지 50여m쯤 걸어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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