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가 분석한 용인 일가족 살해범의 속마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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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일가족 살해범' 김성관이 15일 현장검증을 위해 모친이 살던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 들어서고있다(좌). 오른쪽 사진은 범행 당시 현장 [연합뉴스]

'용인 일가족 살해범' 김성관이 15일 현장검증을 위해 모친이 살던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 들어서고있다(좌). 오른쪽 사진은 범행 당시 현장 [연합뉴스]

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을 살해한 김성관(36)씨가 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원망이 공존한다는 심리분석 결과가 나왔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김씨의 심리를 분석한 프로파일러로부터 "피의자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은 어머니에게 범행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16일 밝혔다.

프로파일러는 지난 15일 범행 현장 검증에 참여해 그의 범행 당시 심리상태를 살펴본 뒤 3시간 가량 심리 분석을 진행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프로파일러 분석에 따르면 김씨는 어머니로부터 인정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서러움이 생기고, 그 서러움이 원망으로 변해 범죄로 이어졌다.

다만 김씨의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성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프로파일러는 밝혔다.

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국내로 송환돼 구속된 김성관(35)씨가 1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용인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국내로 송환돼 구속된 김성관(35)씨가 1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용인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현장검증 이틀째인 이날 김씨가 계부 B씨를 불러내 강원 지역으로 이동하던 중 벌어진 범행에 대한 검증이 평창 졸음쉼터과 횡성 콘도 일대에서 이뤄졌다.

김씨는 졸음쉼터에서 시신을 옮겨 실은 이유에 대해 "(콘도로 가던 중) 가로등이 꺼져 있고 인적이 드물어 보여서 그랬다"고 시인하는 등 조사에 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것으로 현장검증을 모두 끝내고 조사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어머니의 재산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어 김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1일 모친 A씨와 계부 B씨, 이부동생 C군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후 어머니 계좌에서 1억 2000만원을 빼내고 이틀 뒤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하지만 2015년 뉴질랜드에서 저지른 절도 사건으로 현지에서 구속돼 징역 2개월을 복역하고 지난 11일 한국으로 강제 송환돼 구속됐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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