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정치 1번지서 총장-교장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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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울 강남 갑>
출마 예정자
▲정희경(민정)
▲황병태(민주)
▲김경재(평민)
▲최재구(공화)
▲김상철(정의)
▲장기욱(무)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와 고급 주택지를 끼고 우리 나라 최고의 소득층이 몰려 있는 강남 갑구는 신정치 1번지. 지난 12대 총선 때는 여당후보를 떨어뜨려 입맛이 까다로운 곳이다.
12대 총선 때 모 후보가 선물을 돌렸다가 도리어 역효과를 보아 후보 자신들이 『돈과 조직이 필요없는 곳』이라며 거리에 벽보를 붙이는 것조차 감표 요인이 되지 않을까 조심하는 정도. 후보의 소속정당·학력·경력이 더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어서 각 당의 정책지구다.
아직은 한두 후보가 개인 연줄을 통해 식사 모임을 갖는 정도로 가라앉은 분위기.
유권자 분포는 고급 공무원·기업체 임원 등 안정 희구 성향이 20∼25%나 되는 곳이며 호남인이 20여%쯤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 김영삼 후보가 35·3%를 얻어 서울에서 1등 한 2개 지구 중 한곳이다.
민정당은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현대고 교장이며 전 남북적십자 회담 대표였던 여성후보 정희경씨를 내세워 창당작업에 분주.
이곳의 이태섭씨가 을구로 밀리는 바람에 조직이 흐트러져 공조직 가동에 시간이 좀 걸릴 듯.
오랫동안 교장을 지낸 이화여고 동창생·현대고 학부형 중심으로 「교장 선생님 당선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사업을 하는 남편이 별도의 사조직을 관리.
외대 총장 출신인 황병태 민주당 후보는 『왜 대학총장에서 민주당을 택했나』 라는 유인물을 돌리며 이미지 홍보에 주력.
서울대 동창부부 20쌍으로 별동대를 조직, 꾸준히 대화모임을 계속하고 있으며 외대 대학원생들이 주로 발로 뛰는 운동을 맡고 있다.
공화당 창당 산실인 JP화실을 사무실로 쓰고 있는 공화당의 최재구 후보는 「상식적인 야당인」을 내세우며 페어 플레이를 강조. 고향을 떠나온 약점이 있으나 후보 중 유일한 의회 중진이라는 점과 대통령 선거 이후 야당 분열 상에 대한 거부감에 반비례해 공화당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데 기대.
경남중고 동창회와 동국대 동창회·불교 신도회 등이 적극 후원. 『김형욱 회고록』 저자인 평민당의 김경재 후보는 이지역에서 가장 어려운 「평민당」이라는 간판을 들고 뒤늦게 조직을 엮고 있는 중.
무소속의 장기욱 의원은 아직 사무실도 내지 못한 상태고 정의당의 김상철 당수는 군소 야당 핸디캡 극복을 위해 안간힘. <문창극 기자>

<부산 갑구>
출마 예상자
▲장성만(민정)
▲문정수(민주)
▲김용호(공화)
김영삼씨의 출마로 민주당이 전승을 노리는 부산에서는 동구(허삼수-노무현) 동래 갑(강경식-박관용) 해운대(정상천-이기택) 사하(최용수-서석재)와 함께 장성만(민정) 문정수(민주) 두 현역의원이 서로 비켜날 줄 모르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는 부산북구 갑이 빼놓을 수 없는 혈전장.
장 의원은 당 정책위의장·국회부의장이란 화려한 관록으로 3선에 도전하고 있고 문 의원은 광주시 통계연보에서 광주사태 사망자 수의 공식발표에 의혹을 찾아내는 등 활발한 의정활동과 투쟁력을 앞세워 재선 고지를 넘보는 등 촌보의 양보 없이 맞서있다.
공화당에선 대통령 선거대책 위원장을 지낸 김용호씨(67)가 출전했으나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안간힘.
장 의원은 공천 발표직후부터 현지에 내려와 1차 11개 동의 지도장 11명에서부터 통·반 담당 2천여 명에 대한 조직 재정비 및 득표활동 교육을 마치는 등 만반의 출진 채비를 끝냈다. 을구 쪽에 있는 자신의 경남전문대 교직원들도 선거전에 활용한다는 게 야당 측의 주장이다.
장 의원은 시장·골목길·달동네 순방에 나서 「다면다접」의 악수 공세를 시작했으며 「낙동강 시대를 장성만과 함께」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구포역 특급열차 정거 등 그 동안의 실적과 지역개발 공약을 담은 팜플렛을 준비중.
부산공고 총 동창회장으로 동창의 지원도 크며 목사 신분이기 때문에 교계후원회 등 신교 측 성원도 만만치 않다.
이에 반해 문 의원은 조직과 재력의 열세를 「김영삼 바람」으로 극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아직은 활발한 지역구 활동보다 부산 전체 팀 웍 플레이에 의한 「YS 돌풍」 조성에 주력하고 있는 인상이다.
1년에 3∼4차례씩 발간해온 개인홍보 신문 「민주부산」을 이번 14호에는 특집을 실어 10만 부를 뿌렸는데 『독주냐 견제냐』를 제목으로 내걸어 거대여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견제심리 촉발을 유도. 「악바리」란 별명이 붙은 청년조직과 경남고 동문들의 뒷바라지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인구 24만 9천여 명의 북구 갑은 12대 총선 때 부산에서 유일한 민정당 1등 당선지역이지만 「YS 바람」이 어느 정도 부느냐가 최대 변수다. <허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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