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5개월간 팔다가 작년 11월 한국주식 1조원 순매수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국내 증시에서 한동안 순매도를 이어갔던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해 11월 코스피시장에 1조원 가까이 투자했다. 시기적으로 지난해 11월 초 송영무 국방부 장관, 12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UAE 방문과 맞물려있다.

특정 종목 집중 않고 고루 사들여 #비슷한 시기 송영무·임종석 방문 #정치적 연결고리 있는지 추측 무성

3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달 간 UAE는 국내 상장주식을 988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미국(8560억원)을 제치고 순매수 1위 국가로 올라섰다. 투자는 코스피 시장에 집중됐다. 코스피 상장주식 1조1440억원 어치를 매수하고 1770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UAE의 한국 상장주식 보유규모는 11월 말 현재 9조462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작년 11월 한국상장주식 순매수 빅5

작년 11월 한국상장주식 순매수 빅5

관련기사

UAE는 지난해 6~10월 한국 주식을 계속 팔아치웠다. 그 규모도 1000억원 안팎으로 크지 않았다. 11월에 UAE의 대규모 순매수가 도드라져 보이는 이유다. 사우디아라비아나 다른 중동 자금은 특별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UAE는 특정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은 아니라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만약 한 기업 주식만 왕창 사들여 5% 이상 지분을 보유한다면 지분 보고 의무가 생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분 보고 대상이 될 정도로 특정 종목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한국시장에 골고루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UAE는 국내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선 적이 간간히 있다. 2014년 5월 UAE는 한달 간 코스피 상장주식을 1조1801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MB정부 시절인 2011년 9월 1일엔 UAE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이 하루 동안 국내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5000억원 어치를 한꺼번에 사들인 적도 있다. 아부다비투자청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으로 꼽힌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외국인 증시 투자동향을 집계 중인데, 12월에 UAE는 소폭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황 상 국부펀드가 포트폴리오 투자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며 “왜 하필 그 시점에 늘어났냐는 의문이 있는데, 이를 송영무 장관 방문에 대한 화답으로 보는 건 추측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애란·이현 기자 aeyan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