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고장에선] 경륜장 유치로 '어수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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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광주시와 광주.전남 시민 사회단체들이 경륜장 유치를 놓고 정면 충돌 위기를 맞고 있다.

광주시가 경륜장 유치와 관련 시의회의 의견을 구하자 시민 사회단체들이 강력 반발, 유치반대운동을 본격화 했다.

광주시는 최근 광주시의회에 경륜장 유치 동의안을 제출해 5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6월까지 경륜장 유치 신청을 한 대전.광주.전남(나주) 등 3곳에 대해 입지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연말께 사업시행 허가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 및 전남도 계획=광주시는 지방재정 확충과 체육시설 투자 등을 위해 경륜장 유치를 신청했다. 광주시측은 문화부 승인이 나는대로 광주시 서구 염주동 월드컵 경기장 옆 양궁장.승마장 2만평부지에 1천1백20억원을 들여 5천석 규모의 경륜장을 지을 계획이다. 양궁장과 승마장은 교외로 옮긴다는 방침이다. 광주시 도시공사의 자금을 투자하고 운영을 맡기기로 했다.

광주 경륜장이 들어서면 입장객이 서울과 경남 창원에 있는 기존 경륜장의 28% 수준(연 67만명)이 될 것으로 보고, 한 해 각종 세금 등을 포함해 8백억~9백억원을 거둬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체육시설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만 연 50억~60억원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광주시는 2007년 전국체전 개최지 신청을 했으며 2006년까지는 경륜장을 지어 전국체전 사이클 경기장으로도 활용하겠다고 구상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민 사회단체들이 경륜장의 부정적 측면만을 부각해 강조하는 바람에 제대로 경륜장 유치에 관한 여론 수렴을 할 수 없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의 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치에 온 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는 나주시 송월동 5만7천평 부지에 1천3백억원을 들여 경륜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토지 소유주들의 동의와 나주시의회의 유치 결의를 받은 상태. 나주 경륜공단을 설립해 운영을 맡겨 경륜장 폐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나주시는 지난달 29일 일부 시민단체 대표.주민 등 9백여명을 대상으로 유치설명회를 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지역균형발전 등을 들어 경륜장 유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반대운동=지난 7월 구성된 '도박장 반대 광주.전남 공동대책위(공대위.공동위원장 박경린 광주 YWCA사무총장 등)'는 광주시가 경륜장 유치동의안을 시의회에 낸 것에 맞서 , 1~5일 도박장 반대 시민행동주간으로 설정하고 시위.집회를 열기로 했다. 공대위는 광주YMCA.경실련.참여자치21 등 이 지역 8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시청 앞 1인 시위에 이어 5일에는 시민대회를 열어 경륜장 유치 반대의견서를 채택하고 시의원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한다.

또 경륜장 반대 의견서를 문화부에 전달하고 이창동 장관 면담을 요청해 직접 의견을 밝힐 계획이다. 공대위측은 최근 광주시민 5백11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72%가 경륜장 유치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재석(43.광주 경실련 사무처장)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광주시가 공청회 등을 통한 주민 의견수렴이나 타당성 검토없이 무책임하게 경륜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경륜장의 사례에서 보듯 경륜장이 도박산업이라는 것이 명백한 만큼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륜장 유치를 막겠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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