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의 '리딩 경쟁'...윤종규 "글로벌에 속도" 조용병 "자산운용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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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회장(左), 윤종규 회장(右)

조용병 회장(左), 윤종규 회장(右)

 KB금융그룹의 수성이냐, 신한금융그룹의 탈환이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B와 신한 간 ‘리딩 금융그룹’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2일 신년사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글로벌,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자본시장을 승부처로 제시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날 “지난해 우리의 바람이었던 리딩 금융 그룹의 위상을 되찾았다”며 “‘1등 KB’가 됐지만 지난 성취에 안주하지 말고 자만심을 경계하라”고 임직원에 당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3조3853억원으로 신한지주(3조3168억원)를 앞선다. KB가 실적 1위에 오른 건 2008년 이후 9년 만이다.

윤 회장은 “그동안 차근차근 준비해온 글로벌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할 때”라며 글로벌 전략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동남아 현지에 특화된 금융모델로 시장 지위를 확대하고, 기회가 된다면 선진국 시장을 향한 ‘볼드 무브(bold move, 과감한 조치) 전략도 시도하겠다”고도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기존의 경쟁 구도를 파괴할 새 판을 만들자”며 ‘더 높은 시선, 창도하는 신한’을 올해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조 회장은 특히 그룹사의 역량을 결집하는 ‘원(One) 신한’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GIB(글로벌&그룹 투자은행) 부문의 판교 알파돔시티 인수를 원 신한 전략의 성공 사례로 언급했다. 이어 “지주·은행·금투·생명 겸직의 그룹 투자사업부문(GID)을 이달 안에 출범시켜 그룹 차원의 고유자산운용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두 금융그룹의 모함인 은행을 이끄는 은행장들은 신년사에서 2020년 전 사업부문 1위(허인 국민은행장)와 초격차의 리딩뱅크로의 도약(위성호 신한은행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영업력 강화를 주문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24시간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고객 친화적인 영업 인프라를 완성해야 한다”며 “고객관리 제도를 실효성 있게 정비하고 개인화 서비스 혁신을 더 빠르게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올 한해 무엇보다 커뮤니티 영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며 “대기업·기관고객 영업에서도 신한이 지켜온 은행권 최고의 영업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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