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극복 특효약은 초기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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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왜 나야?'

암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생각이다. 1998년 1월 유방암 진단을 받았던 배우 오미희(48)씨도 그랬다. 검사 결과를 믿을 수조차 없었다. 외롭고 힘들었다. 그러나 '나는 무조건 낫는다'고 마음을 다잡고 현실을 받아들였다. 무엇보다도 초기에 발견했기 때문에 희망이 있었다. 그는 투병 중에도 라디오 진행을 계속 했고, 지난해엔 영화에도 처음으로 출연했다. 4월부터는 새 영화를 찍을 예정이다. 오씨는 "'왜 나야'라고 억울해 하지 말고 미리미리 해야 할 것이 바로 건강검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암을 이겨낸 오씨가 '조기 암 검진 전도사'로 나선다. 간암을 앓았던 배우 양택조(67)씨와 유방암을 이겨낸 배우 이주실(62)씨도 함께 한다. 이달 초 캠페인용 광고도 찍었다. 건강 정보 TV 프로그램인 '비타민'에 출연 중인 탤런트 노주현씨도 참여했다.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이 광고는 11일부터 다음달까지 TV와 라디오로 방송된다.

지난해 4월 간 이식 수술을 받은 양택조씨는 수술 한 달 만에 연극 무대에 설 정도로 회복이 빨랐다. 간경화가 심해져 수술을 결정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초기 간암이었다. 결과적으로 조기 치료를 한 셈이 됐다. 이주실씨는 12년간의 투병을 이겨내고 지난달 종영된 드라마 '황금사과'에서 열연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투병 경험이 있는 배우들이어서 모두 적극적으로 광고 촬영에 임했다"며 "출연료는 실비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암을 이겨낸 세 배우는 한결같이 '암=불치병'이란 두려움에서 벗어나라고 강조한다. 양씨는 "치료 전에는 암에 걸리거나 이식 수술을 받으면 죽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암도 일찍 발견하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병이라는 점을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양씨는 의사를 100% 믿고 따르며, 무분별하게 민간 요법을 따라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오씨도 "몸이 보내는 작은 이상 신호도 결코 가볍게 넘기지 말라"고 조언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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