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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부족한 2%’ 채운다, 수습사무관 33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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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발대식. 홍승미 사무관(왼쪽에서 세 번째)은 2만 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직무 배정과 교육,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사진 평창조직위]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발대식. 홍승미 사무관(왼쪽에서 세 번째)은 2만 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직무 배정과 교육,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사진 평창조직위]

 지난 2016년 국가직 5급 공무원 공채에 합격한 홍승미 수습사무관(26·일반행정)은 동기들과 강원도 평창에서 무술년 새해를 맞았다. 2018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서 2만 여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의 직무 배정과 교육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중앙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홍 사무관은 "나이와 성별·국적까지 다채로운 자원봉사자들이 한 마음으로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이라면서 "업무 특성상 야근과 주말 근무를 피할 수 없지만, 올림픽 성공 개최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스마트폰 유심 관리 등 #보이지 않는 곳서 ‘숨은 일꾼’ 활약 #“각부서마다 추가 확보 경쟁 치열 #패럴림픽까지 기간 연장 검토”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에 파견된 국가직 수습사무관들이 '부족한 2%'를 채우는 숨은 일꾼으로 각광받고 있다. 홍 사무관과 동기생 330명은 지난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4개월의 기본 교육을 마친 뒤 지난해 9월부터 조직위에서 현장 실습 중이다. 통상적으로 국가직 수습 사무관은 지방에서 현장 실습을 진행하지만, 국가적 대사로 떠오른 평창올림픽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이번엔 특별히 조직위에 합류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활약 중인 홍승미 사무관(가운데)과 조직위 관계자들. [사진 평창조직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활약 중인 홍승미 사무관(가운데)과 조직위 관계자들. [사진 평창조직위]

조직위 내 역할은 직렬·전공·어학 능력 등 특기 사항과 각자의 선호 분야를 두루 감안해 정했다. 홍 사무관은 크고 작은 여러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경험을 살려 관련 업무를 맡았다. 자원봉사자 박다혜 씨는 "홍 사무관을 비롯해 조직위 담당 직원들이 현장에서 나오는 의견을 경청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든든하다"면서 "각 분야 자원봉사자들의 소식을 매주 뉴스레터를 통해 접하며 1년을 준비한 올림픽이 어느새 눈 앞까지 다가왔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물자조달부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윤홍기 사무관(트럭 위). [사진 평창조직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물자조달부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윤홍기 사무관(트럭 위). [사진 평창조직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사무관들도 많다. 정보통신국 소속 구송현 사무관(32·방송통신)은 요즘 스마트폰에 유심(USIM·휴대전화 가입자 식별 모듈)칩을 끼우는 작업에 한창이다. 대회 운영용 스마트폰 4000대를 개통해 각 부서에 공급하는 게 구 사무관의 업무다. 연말에 1000대 정도의 작업을 끝냈고, 이달 들어 남은 3000대 제작을 완료해야한다. 평창 올림픽 개막 이후에는 고장·파손·분실 등에 응대하는 서비스 업무를 맡는다. 대회 종료 후 해당 스마트폰을 모두 회수해 조직위에 전달하는 것까지 책임진다.

1일 전화인터뷰에서 구 사무관은 "(스마트폰 제작 업무가) 폼나는 역할은 아니지만, 누군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는 사명감 만큼은 부족함이 없다"면서 "조직위에서 함께 일하는 동기들 중 어떤 친구들은 체감온도 영하 20도 안팎의 극한 환경에서 고생한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동기들도 주어진 업무를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밤낮 없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업무 환경에 대해 조금씩 배워나가는 평범한 현장 실습과 달리 개막을 코 앞에 둔 올림픽 조직위 근무는 '실전'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어려운 여견 속에서도 열심히 근무하는 동기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정보통신국에서 스마트폰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구송현 사무관(왼쪽).[사진 평창조직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정보통신국에서 스마트폰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구송현 사무관(왼쪽).[사진 평창조직위]

수습사무관들이 기대 이상의 업무 역량을 보이면서 조직위도 흡족한 표정이다. 성백유 조직위 대변인은 "각 부서마다 수습사무관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당초 올림픽까지로 정했던 파견 기간을 패럴림픽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문영훈 인력운영국장은 "수습사무관들이 낮은 자세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아 조직위 업무 효율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올림픽이라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를 현장에서 치러 본 330명의 사무관들은 향후 국내에서 열릴 각종 국제 규모 행사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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