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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머신’ 펩의 힘 … 맨시티 18연승 하이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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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가 잉글랜드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사진 과르디올라 인스타그램]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가 잉글랜드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사진 과르디올라 인스타그램]

‘펩시티(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의 질주가 무섭다.

뮌헨서 세운 19연승 앞둔 과르디올라 #힘·패스·역습 통해 점유하는 축구 #점유율 72%, 패스성공률 89% 1위 #경기 후 단체식사, 영어 공부 필수 #더 브라위너 ‘택배 패스’로 도움 1위 #스털링은 시즌 13골로 득점 3위에

펩 과르디올라(46·스페인)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28일 영국 뉴캐슬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경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었다. 18연승을 달린 맨시티(19승1무·승점 58)는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점 차를 15점으로 벌렸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컵대회를 포함한 전적은 29전 27승1무1패(승부차기 승리도 승수에 포함)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 최다 연승 기록(19연승)까지 1승 남았다. 기존 19연승도 과르디올라 감독이 2013~14시즌 세운 기록이다.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가 28일 뉴캐슬을 꺾고 파죽의 18연승을 질주했다. [사진 맨시티 트위터]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가 28일 뉴캐슬을 꺾고 파죽의 18연승을 질주했다. [사진 맨시티 트위터]

지난 시즌 맨시티를 맡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첫 시즌을 ‘무관’으로 마쳤다. 2년 차인 올 시즌 그는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잉글랜드 축구’와 ‘정교한 패스의 스페인축구’, 그리고 ‘역습에 강한 독일 축구’를 성공적으로 결합했다. 바르셀로나 선수 시절 스승이었던 요한 크루이프식 ‘점유율 축구’를 계승, 발전시켰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크루이프 감독은 ‘공은 하나뿐이다. 만약 공을 계속 소유한다면 상대는 공을 만질 수도, 골을 넣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크루이프의 축구를 진일보시켰다. 골키퍼·수비수 등 후방부터 짧은 패스로 공격을 만들어가고, 중간에 볼을 뺏길 경우엔 곧바로 압박해 되찾아오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맨시티는 뉴캐슬을 맞아 볼 점유율 78%를 기록했다. 전반기에 치른 19경기에서 평균 볼 점유율 71.5%, 패스 시도 1만3786회, 패스성공률 88.6%였는데, 전부 리그 1위다. 지난 10월 14일 맨시티에 2-7로 참패한 스토크시티의 마크 휴즈 감독이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일각에서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력을 폄훼하기도 한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메시와 함께했고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극강팀이라는 게 이유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 시즌엔 보란듯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리더십을 입증하고 있다. [사진 과르디올라 인스타그램]

일각에서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력을 폄훼하기도 한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메시와 함께했고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극강팀이라는 게 이유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 시즌엔 보란듯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리더십을 입증하고 있다. [사진 과르디올라 인스타그램]

‘완벽주의자’ 과르디올라 감독의 ‘규율을 중시하는 선수단 관리’도 통하고 있다. 맨시티 선수들은 홈경기 후 의무적으로 함께 식사한다. 경기 직후 곧바로 집에 가면 운전석에 앉게 돼 근육이 굳어버리고 영양을 섭취할 수 없다는 게 과르디올라의 지론이다.

맨시티 선수들에겐 영어 공부도 선택이 아닌 의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페인어가 아닌 영어로 선수들과 얘기한다. 통역 없이 선수들과 직접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다. 선수들끼리도 직접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영어를 배우게 하는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에이스 케빈 더 브라위너. 그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점유율 축구의 중심축이다. [사진 더 브라위너 인스타그램]

맨체스터 시티의 에이스 케빈 더 브라위너. 그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점유율 축구의 중심축이다. [사진 더 브라위너 인스타그램]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이 팀에 잘 녹아드는 데는 그의 ‘페르소나(Persona)’ 케빈 더 브라위너(26·벨기에) 역할이 크다. 페르소나는 영화에서 감독 뜻을 가장 잘 소화해내는 단짝 배우를 지칭한다.

2015년 볼프스부르크(독일)에서 맨시티로 이적한 ‘플레이 메이커’ 더 브라위너(이적료 790억원)는 칼 같은 패스로 어시스트 1위(9개)를 달리고 있다. 더 브라위너는 뉴캐슬전에서도 ‘택배’급 로빙패스로 라힘 스털링(23·잉글랜드)의 결승골을 도왔다.

더 브라위너는국내 팬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볼빨간 김덕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볼빨간’은 경기 중 자주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모습을 듀엣가수 ‘볼빨간 사춘기’에 빗댄 것. ‘김덕배’는 이름 영문 이니셜(Kevin De Bruyne)을 딴 KDB를 활용해 좀 친근하게 만든 한국식 이름이다.

팬들은 “볼빨간사춘기가 아니라 볼빨간 전성기다” “김덕배 얼굴이 붉어진다는 건 맨시티가 이기고 있다는 뜻” 등으로 활용한다. 이밖에 올 시즌 13골(득점 3위)의 스털링과 8어시스트(공동 2위)의 르로이 사네(21·독일)가펩시티의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펩시티(펩 과르디올라+맨시티) 18연승 뒤엔 …

● 펩의 점유율 축구(평균 71.5%, 패스성공률 88.6% 1위)
● 완벽주의자 펩(경기 후 의무 단체 식사, 영어공부 필수 등)
● ‘페르소나(단짝 배우)’ 케빈 더 브라위너(어시스트 9개 1위)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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