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핵 경쟁 부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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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인도의 핵 협력 협정이 파키스탄과 중국 간 핵 밀착을 부추겨 새로운 핵 경쟁을 부를 수 있다고 미 시사지 뉴스위크가 6일 보도했다.

중국은 인도의 핵개발에 적극 반대해 온 유일한 글로벌 파워로 그동안 이를 견제하기 위해 파키스탄의 핵.미사일 개발을 지원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최근 인도를 방문해 핵개발을 공인하고 핵 협력을 약속했다. 반대로 파키스탄과의 핵 협력 가능성은 일축했다. 부시는 4일 파키스탄에서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을 만나 이를 확인했다. 이 때문에 국내의 반미 정서를 무시하고 미국에 협력해 온 무샤라프는 곤란한 처지가 됐다. 자연 중국과의 밀착을 추구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와 함께 일본은 최근 인도와 안보협력을 강화, 인도를 통한 중국 포위에 가세하고 있다.

◆ 중국.파키스탄 밀착=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부터 닷새간 중국을 방문한 것은 파키스탄의 전략적 선택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3일 밝혔다. 미국이 아닌 다른 핵 협력 상대를 찾고 있다는 말이다. 핵 전문가 로버트 아인혼은 "(미국에 실망한) 무샤라프 대통령이 다시 중국 친구들을 찾을 것"이라며 "인도가 (핵무기 제조를 위한) 핵분열 물질을 생산하면 파키스탄도 이에 맞서 생산에 들어가 핵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파키스탄은 무샤라프 대통령의 방중기간에 맺은 에너지협력 협정을 조기 집행키로 했다고 4일 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이를 변경하려는 어떤 시도도 역내 평화를 해칠 것"이라고 중국의 입장을 두둔, 두 나라의 밀착 관계를 보여줬다.

◆ 일본-인도 군사 협력 강화=일본은 20일 인도의 프라납 무케르지 국방장관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기존 경제협력 외에도 안보분야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일 정부는 이미 지난달부터 자위대와 인도군 간부가 참석하는 실무 차원의 정기협의회를 개최해 왔다.

일본 정부는 무케르지 국방장관에게 미국.영국.호주 등이 참가하는 다국간 군사훈련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인도의 조기 참가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양국은 인도양에서의 합동 해상훈련을 하는 등 군사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케이(産經)신문은 6일 "이는 '미-일-인도' 3국이 정치.경제.군사 분야에서 연대를 강화해 현재 군비증강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워싱턴=강찬호,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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