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포드챔피언십 2연패 … 4 전 3승 '서른 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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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벌써 3승째를 거둔 타이거 우즈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마이애미 로이터=뉴시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우즈는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 도랄 골프장 블루코스에서 벌어진 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에서 합계 20언더파로 우승했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내주지 않았고, 데이비드 톰스(미국)와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를 1타 차로 제쳤다. 우즈는 올 시즌 스트로크 대회 4경기에 출전해서 3승을 거뒀다. 유러피언 투어 2승 포함, 19승을 거뒀던 2000년에 못지않은 초반 성적이다. 20대 중반의 우즈와 서른 살 우즈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일단 내지르고 본다=20대 중반 우즈는 작은 헤드의 드라이버로 페이드와 드로 등 컨트롤 샷을 구사했다. "거리가 아니라 정확하고 다양한 샷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골프에 대한 우즈의 견해였다. 그러나 경쟁자들이 신병기를 이용해 장타를 쳐대자 마음을 바꿨다. 2003년 드라이브샷 거리 부문 11위까지 떨어진 직후다. 헤드 용적이 460cc나 되는 대형 드라이버에 더 길고 가벼운 샤프트를 장착한 뒤 맘껏 내지르기 시작했다. 러프에 빠져도 개의치 않는다. 웨지샷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지난해엔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316야드로 2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 궂은 날씨 탓에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304야드로 줄었지만 필요하다면 350야드가 넘는 장타를 때려낸다.

▶압도하지는 않지만 군림한다=2000년 우즈는 드라이브샷.아이언샷.퍼팅.쇼트게임 등 주요 기록에서 모두 3위 이내에 들었다. 2000년 US오픈에선 15타 차로 우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아니다. 장타에 정교한 쇼트게임까지 겸비한 선수가 속속 등장했다. 기록상으로도 우즈는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지는 못한다. 최근 5승 중 4승이 연장 끝에 얻은 아찔한 승리였다. 그런데도 우승은 그의 것이다. "나는 승부처를 많이 경험했다"고 우즈는 말한다.

▶30대의 여유=우즈는 행크 헤이니의 지도를 받으면서 스스로 스윙을 교정하는 능력을 터득했다. 경기 중에도 디봇 자국을 보고 문제를 해결한다. 서른 살 우즈는 더욱 노련해졌다. 비제이 싱(피지)은 43세의 나이가 부담스럽고,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찰스 하웰 3세(미국) 등 20대 기수들은 아직 우즈를 대적하기에 역부족이란 평가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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