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클락 한국행 어머니가 나서 말리자 윌리엄스 어머니가 설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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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얼른 가라고 하세요. 여기(미국)보다 훨씬 안전하고 지내기도 편하니까."

지난 3일. 미국 앨라배마에 사는 셰릴 윌리엄스(51)가 버지니아로 전화를 했다. 셰릴은 프로농구 모비스에서 뛰는 크리스 윌리엄스의 어머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모비스가 영입하려는 외국인 선수 제이슨 클락(24)의 어머니 브리짓(46). 셰릴은 "제이슨을 얼른 한국에 보내라"고 설득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에게 클락을 소개한 사람은 윌리엄스였다. 클락은 윌리엄스의 버지니아대 2년 후배. 유 감독이 로데릭 라일리 대신 뛸 선수를 못 구해 쩔쩔매자 클락을 권했다. 제이슨은 미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NBDL의 로어노크에서 뛰고 있었다. 방성윤(SK)이 몸 담았던 팀이다.

윌리엄스가 지난달 28일 직접 전화해 "함께 뛰자"고 권했다. 제이슨도 좋다고 했다. 2일 한국에 도착해 5일 KT&G와의 경기에 뛸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이슨은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제이슨의 어머니가 한국행을 말렸다고 했다. "시즌이 다 끝나가는데 뭐하러 가느냐. 한국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지 않느냐"며.

유 감독과 윌리엄스는 얼굴이 노래졌다. 유 감독보다 더 몸이 단 윌리엄스가 'SOS'를 친 곳은 앨라배마. 어머니 셰릴에게 버지니아대 학부모 모임에서 친해진 클락의 어머니를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1월 아들을 보러 왔다가 한국에 반해 버린 셰릴은 "안 보내면 후회할 것"이라며 브리짓을 재촉했다.

클락이 한국에 도착한 것이 6일 새벽. 오전 11시 한국농구연맹(KBL)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오후엔 일본에 가서 취업 비자를 받았다.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을 구웠다.

신체검사 결과 클락의 체격은 1m96.9㎝에 110㎏으로 측정됐고, 8일 SK와의 경기부터 뛴다. 유재학 감독은 클락에 대해 "팀플레이에 능한 선수"라고 말했다. 로어노크에서는 32경기에 출전, 경기당 3.6득점.3.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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