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5 발사 때 한일 국방장관 전화회담 제안…한국이 거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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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29일 평안남도 평성 인근에서 실시한 화성-15 미사일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29일 평안남도 평성 인근에서 실시한 화성-15 미사일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핵·미사일 위기 속 한·일 간 군사협력 논의가 삐걱대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한일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를 발사했을 때, 일본이 한국에 국방장관 간 전화회담을 타진했지만 한국 측이 거절했다"고 17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측은 북한의 군사도발과 관련해 한·일 양국과 한·미·일 3국 간 협력과 결속을 재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양국 국방장관의 전화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한국 측이 '청와대 대책회의와 국회 대응으로 (장관이) 바쁘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며 "결국 타이밍을 놓쳐 회담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지난 10월 23일 필리핀 클락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부터),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대신이 한ㆍ미ㆍ일 3국 국방장관 회의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국방부]

지난 10월 23일 필리핀 클락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부터),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대신이 한ㆍ미ㆍ일 3국 국방장관 회의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국방부]

지난 5월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를 발사했을 때에는 당시 한민구 국방장관과 이마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즉시 전화회담을 가진 바 있다.
국방부는 아사히 보도와 관련해 "탄도미사일 발사 당일 주한 일본 무관부를 통해 국방장관 간 통화요청이 있었다"면서 "상부 대책회의와 국회 긴급 현안 보고 등으로 일정을 잡기 어려웠고, 이후 열린 한·미·일 차관보급 화상회의로 충분히 정보를 교환해 한·일 국방장관 간 전화통화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미 해군 항공모함 3척이 참여하는 한반도 주변에서의 한·미·일 연합훈련도 한국 측 반대로 무산됐다. 결국 이날 훈련은 한·미 간 연합훈련에 이어 미·일 간 연합훈련으로 따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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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다. 지난 10월 열린 3국 합참의장 회의도 당초 한국에서 개최하려다가 한국 측 요청으로 개최지가 미국 하와이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는 잇따른 한국 측 반응과 관련해 “한·미·일 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관계 개선 조건으로 내건 중국에 대한 한국의 배려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아사히 "한국 측, 장관 바쁘다며 미루다가 타이밍 놓쳐 무산" #지난 5월 '화성-12' 발사 직후에는 국방장관 긴급 전화통화 #한미일 해상 훈련, 합참의장 개최지 등 둘러싸고도 잡음 #"한미일 군사동맹 발전 않겠다…중국에 대한 배려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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